대회 논란 국가 간 갈등으로 번져...성장성 높은 亞 시장서 부담 가중
IP 장기 흥행·글로벌 팬덤 핵심축 e스포츠...공정성 논란에 신뢰 우려
외부 정보 차단·제재 기준 명문화 필요...선수·팬덤 신뢰 회복도 과제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윤수진 크래프톤 PUBG 퍼블리싱 총책임자는 22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PUBG 아시아 스타즈 2026' 운영과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에 대해 사과했다. 크래프톤은 게임 외부 정보 활용에 대한 방지책과 판단 기준, 제재 수위를 사전에 명확히 마련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반성도 함께 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7일 시작된 대회에서 베트남 참가자 2명이 다른 참가자의 방송과 실시간 채팅 등을 통해 경기 정보를 확인한 '방플' 행위로 인해 불거졌다. 이로 인해 한국 참가자 전원이 경기 참가를 거부했고 마지막 날 일정까지 취소됐다. 일부 후원사도 관련 활동을 중단하거나 보류했다.
크래프톤 입장에서 이번 사태가 뼈아픈 이유는 PUBG e스포츠에 장기간 투자를 이어온 상황에서 운영의 기본인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2018년부터 PUBG 공식 e스포츠 대회를 운영하며 현재까지 50회 이상의 국제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PUBG 글로벌 시리즈(PGS)를 연간 12개 시리즈로 확대하고, 지역대회에서 PGS 및 연말 PUBG 글로벌 챔피언십(PGC)으로 이어지는 경쟁 체계도 강화했다.
크래프톤이 PUBG e스포츠에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장기적인 IP 흥행과 맞닿아 있다. 출시 이후 시간이 흐른 게임일수록 신규 콘텐츠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지속해서 게임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접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서다다. e스포츠는 정기적인 대회 개최를 통해 기존 이용자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선수와 팀을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글로벌 이용자에게 IP를 지속해서 노출해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그런만큼 e스포츠에서는 운영 주체에 대한 신뢰가 콘텐츠 경쟁력과 직결되는 추세이다. 경기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이자 상품인 만큼, 공정성이 흔들리면 대회의 가치 역시 훼손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상대 위치처럼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부 정보가 선수에게 전달될 경우 경기 결과의 공정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규정의 빈틈이나 일관되지 않은 판정 역시 개별 경기를 넘어 대회와 리그 전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후원사와 팬덤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e스포츠 산업의 특성상 파급 범위도 넓다. 경기 공정성에 대한 의문은 선수와 팬뿐만 아니라 대회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후원사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도 논란이 커지자 일부 후원사가 관련 프로모션을 중단하거나 보류했다.
특히 이번 논란은 한국과 베트남 이용자 간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조속한 사태 수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가 크래프톤의 주요 시장이라는 점에서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의 게임·e스포츠 활동 참여 인구는 약 282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8.7%에 달했다. 게임 이용자도 약 5460만명으로 추산된다.
향후 크래프톤의 과제로는 사전 예방 체계를 구체화하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외부 방송이나 실시간 채팅 등에 접근할 수 없도록 경기 환경을 통제하고 방송 송출 지연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부정행위 판단 기준과 제재 수위도 명문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갈등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베트남 선수와 팬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FPS 게임은 넓은 맵에서 상대의 위치 정보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외부에서 위치를 알려주는 행위는 부적절하다”며 “다만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 역시 대회를 운영하는 크래프톤에 있다. 선수와 관계자를 대상으로 관련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운영 규정을 충분히 고지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안에서 베트남 선수들의 책임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크래프톤이 대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방향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베트남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금지 행위와 관련한 세부 규정이나 운영 매뉴얼을 충분히 안내하지 못했다면 이에 대해서도 베트남 선수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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