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대표 겸임체제 종료...사업 확대 맞춰 각사 전문영역 집중
한화에어로, K9 앞세워 현지 생산·기술이전 확대 전망...수출에 주력
한화시스템, 레이더 수출 기반 통합 방공·우주AI로 사업 확대 전망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지난 18일 각각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이부환·양기원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동관·이부환 각자대표 체제로, 한화시스템은 양기원 단독 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2024년 10월부터 이어져 온 손재일 대표의 양사 겸임 체제는 약 2년 만에 종료됐다.
그간 겸임 체제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경영진 개편은 각사의 사업 영역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 모두 사업 규모가 커지고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서 각사에 특화된 경영 전략의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기존 수출 성과를 넘어 현지 생산과 통합 솔루션 등으로 해외 사업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새 경영진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부환 대표 체제에서 지상방산 수출 확대와 함께 현지화 전략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한화디펜스 기동화력연구소 체계기술센터장과 종합연구소장 등을 거쳐 해외사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과 PGM사업부장을 맡았다. 연구개발(R&D)부터 해외 사업까지 방산 분야 전반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규모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지상방산 부문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지상방산 부문 매출은 2조1075억원, 영업이익은 5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2% 증가했다.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38조3000억원에 달한다.
향후 주목할 부분은 수출 방식의 변화다. 국내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출 대상국에 생산 기반을 마련하거나 현지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등 현지화 범위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EU 등 주요 무기 도입국들이 자국 생산 및 공급망 참여를 내걸면서 현지화 대응력이 주요 경쟁력으로 부상해서다. 완제품 수출에 그치지 않고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MRO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면 장기적인 후속 매출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스페인 방산기업 인드라시스템즈와 K9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하며 서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해당 사업은 인드라가 차체와 전장체계 등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계열 플랫폼의 생산 기술과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아울러 호주에서는 자체 생산 거점을 구축해 양산에 들어갔다. 루마니아에서도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이다.
반면 한화시스템은 여러 무기체계를 연계하는 통합 방공체계와 우주·인공지능(AI) 등 미래 방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무게를 둘 전망이다. 기존 레이더·센서·지휘통제체계 등 개별 장비 중심의 수출에서 나아가 통합 솔루션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사업 방향은 신임 수장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양기원 대표는 한화솔루션 전략기획실장과 ㈜한화 글로벌·모멘텀부문 대표,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대표 등을 거치며 사업개발과 전략기획,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았다. 이에 기존 방산전자 제품의 해외 수주를 확대하는 동시에 통합 방공과 우주·AI 등 신규 사업을 실제 수주와 매출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서는 기존 레이더 수출을 통합 방공체계 사업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Ⅱ' 다기능레이더(MFR)를 공급한 데 이어 지난 15일 UAE 국영 방산기업 에지(EDGE)그룹과 통합대공망 구축사업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양측은 개별 무기체계 공급을 넘어 현지 합작법인(JV) 설립과 생산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다.
유럽에서는 기존 방산전자 사업의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우주·AI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일 폴란드에서 해외 최초로 공개한 '우주 AI 솔루션'은 위성 영상에서 항공기와 선박 등 주요 표적을 AI로 자동 탐지·식별하는 기술이다. 현장에서는 동유럽 지역의 위성 영상을 활용한 실시간 분석을 시연하며 해외 시장에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해외 방산 사업 확대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올해 2분기 방산 부문 매출은 7006억원,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98% 증가했다. 폴란드 K2 전차 조준경·사격통제장치와 UAE·사우디아라비아 천궁-Ⅱ 다기능레이더(MFR) 등 수출 사업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2분기 말 기준 전체 수주잔고는 11조295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양사가 별도 대표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방산 사업 간 기술 연계는 이어질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한화시스템은 우주 AI 솔루션을 통해 확보·분석한 정보를 한화에어로의 K9 자주포와 천무 등 타격체계와 연계해 정찰과 표적 식별부터 타격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 나갈 전망이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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