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냥 넘어 아이템 관리까지 맡아 반복 플레이 부담 완화
출시 18시간 만에 양대 앱마켓 매출 1위 성과…AI 역할 주효
공성전 등 수동 조작 필요한 고난도 경쟁 콘텐츠 순차 확대
AI 자동화와 이용자 간 경쟁·협동 균형 맞추며 흥행 노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제우스’는 사전 다운로드만으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출시 18시간 만에 양대 앱마켓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우스’의 AI 모드를 흥행을 이끈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기존 MMORPG의 자동사냥이나 방치형 플레이를 넘어 반복적인 사냥과 이동은 물론 아이템 관리, 소모품 구매 등 게임 내 각종 작업을 AI가 대신 수행하면서 이용자의 플레이 피로도를 크게 낮췄다는 평가다. 이용자는 AI에 반복적인 ‘숙제’를 맡기고 보스 공략이나 이용자 간 경쟁 등 직접 조작이 필요한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 숏폼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최근 이용자들의 플레이 패턴을 겨냥한 셈이다.
게임 개발사인 정성훈 에이버튼 총괄 디렉터도 지난달 사전 쇼케이스에서 “현존하는 오프라인 모드 중 가장 진보한 형태를 목표로 개발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플레이 초반부는 기존 MMORPG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클릭' 위주로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며 아이템 컬렉션을 채우고, 레벨업 포인트를 활용한 ‘에테리온’이나 ‘신과’ 성장 시스템 등을 통해 캐릭터의 내실을 다지는 방식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플레이하는 동안 자동 이동 기능이 길을 헤매는 상황을 줄여주는 등 기본적인 편의성을 뒷받침하는 점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시간표 기능을 활용하면 사냥터뿐만 아니라 주요 던전까지 지정된 시간에 맞춰 순회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 이른바 ‘숙제’로 불리는 반복 플레이 부담을 대폭 줄였다. AI 모드 종료 후에는 시간대별 정비 내역과 특이사항을 텍스트 리포트로 제공한다. 기본 이용시간은 최대 12시간이며, 멤버십 적용 시 24시간 연속 구동과 서버 점검 후 자동 재실행 기능을 추가 지원한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AI 기반 반복 플레이 개선은 의미가 크다. 모바일 MMORPG 특성상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을 위해 매일 반복 사냥과 일일 퀘스트를 수행해야 해 이용자 피로도와 진입장벽이 높게 형성돼 왔기 때문이다. AI가 단순 반복 영역을 전담하면서 이용자는 매일 접속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다만 AI가 반복 플레이의 부담을 덜어주더라도 수동 조작의 중요성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핵심 요소는 결국 직접 조작하는 재미인 만큼, AI의 편의성과 수동 플레이의 손맛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AI의 역할이 커질수록 게임사는 이용자가 직접 개입해야 할 명확한 이유를 제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는 셈이다.
이를 고려해 ‘제우스’ 역시 수동 조작이 필요한 콘텐츠를 다수 배치했다. 보스전의 경우 공격과 회피 타이밍을 직접 판단해야 해 단순히 자동 전투에 맡기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특정 시간마다 발생하는 ‘심연의 틈’ 등 이벤트 콘텐츠도 후반부에 고난도 몬스터가 등장하면 이용자 간 버프 공유와 정교한 협력이 요구된다. 오는 9일 업데이트될 콜로세움이나 10월 21일 선보일 시련의 전당 등 추가 콘텐츠에서도 AI로 파밍 장벽은 낮추되, 수동 플레이 시의 공략과 협동하는 재미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장기 운영 관점에서는 게임 내 재화 밸런스 관리가 또 다른 핵심 과제로 꼽힌다. 24시간 가동되는 AI 사냥으로 인해 재화가 과도하게 누적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현된 거래소 및 ‘미다스 금고’ 시스템을 통한 수수료 회수 장치를 마련하고, 주요 재화와 스킬북의 가치를 높게 설정해 자연스러운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경제 밸런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AI가 초기 편의성으로 유저 유입을 이끄는 데는 유리하겠지만, 장기 흥행의 성패는 AI 자동화 뒤에 남겨진 유저 간 수동 인터랙션과 엔드 콘텐츠의 깊이에 달려 있다"며 "게임이 지나치게 AI 시뮬레이터 처럼 느껴져 플레이어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커뮤니티적 유대감과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정밀하게 밸런싱하는 운영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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