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AI-1] HD현대 조선소, AI로 생산계획 시스템 진화

채명석 기자

2026-08-06 14:53:40

HD한국조선해양, 숙련자 경험에 AI 적용...최적의 솔루션 제시
생산현장 변화 이해하고 스스로 최적 실행 대안 제안하는 시스템으로 발전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인공지능(AI)은 이제 선택이 아닌 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이 AI를 통해 문제 해결의 속도를 높이고 품질과 생산성의 한계를 다시 쓰고 있으며, HD현대 역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HD그룹이 최근 발간한 사보를 통해 공개한 AI전략과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선박 건조 최적화를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AI 기반의 블록 배치 시스템(왼쪽)과 중일정 부하 평준화 시스템. 사진= HD현대
선박 건조 최적화를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AI 기반의 블록 배치 시스템(왼쪽)과 중일정 부하 평준화 시스템. 사진= HD현대

선박 생산계획은 제조업 중에서도 매우 복잡한 분야다. 설계 변경 사항이 생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블록 조립부터 시운전까지 공정 작업 순서도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여기에 크레인과 트랜스포터, 작업 공간, 자재 수급, 외주 물량, 글로벌 수요 변동 등 다양한 변수가 얽혀있다.

이처럼 복잡한 환경 속에서 조선업 생산계획 시스템은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를 넘어, 여러 생산 제약 조건을 함께 고려하고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지능형 생산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발전해 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생산 현장의 문제점과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다양한 생산계획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숙련자의 경험과 규칙을 활용하는 방식(휴리스틱, Heuristics) △여러 대안을 반복해서 비교하며 좋은 답을 찾는 방식(메타 휴리스틱) △수학적 계산을 통해 최적의 답을 찾는 방식(수리계획법) △AI가 스스로 학습하며 판단하는 방식(강화 학습 기반 에이전트)으로 구분된다.

먼저 ‘휴리스틱 기반 계획’은 쉽게 말해 숙련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에서는 이 순서로 작업 투입하는 것이 좋다’거나 ‘특정 공정에는 이 정도 물량을 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식의 현장 경험을 시스템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중일정 부하 평준화’처럼 업무 담당자의 전문성을 보조하며 빠른 계산이 필요한 계획 시스템에 적절하다.

하지만 현장의 문제는 항상 단순한 규칙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조건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가능한 선택지가 많아 여러 대안을 비교해 더 나은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경우 ‘메타 휴리스틱’ 방법을 적용한다. 조선소처럼 가능한 일정 조합이 너무 많아 모든 경우를 계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대안을 빠르게 분석하고 개선해 가며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답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대조립/선행 도장/PE장 블록 배치 시스템’처럼 작업 공간, 공정 순서 등 제약 조건이 복잡한 분야에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AI가 스스로 판단하는 에이전트 기반 강화 학습이 주목받고 있다. HD현대삼호와 함께 개발 중인 자율 생산계획 시스템에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각자의 역할을 나눠 생산계획을 수립한다.

예를 들어 ‘선별 에이전트’는 당일 어떤 블록을 먼저 투입할지 선택하고, ‘배량 에이전트’는 어디에서 작업을 수행할지 판단하며, ‘배치 에이전트’는 할당된 정반 내에서 최적의 배치 위치를 지정한다. 이렇게 각 AI가 역할을 나눠 판단하면서, 납기를 지키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더 나은 계획을 스스로 학습해 나간다.

HD한국조선해양의 선박 생산계획 방법론. 자료= HD현대, 이미지= 코파일럿 제작
HD한국조선해양의 선박 생산계획 방법론. 자료= HD현대, 이미지= 코파일럿 제작

최근의 조선소 생산계획 시스템은 단순히 더 좋은 알고리즘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정적 계획에서 동적 대응으로, 개인의 판단에서 조직 전체의 지능형 의사결정 체계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언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하는 수준을 넘어 ‘현재 상황에서 어떤 판단이 전체 생산 흐름에 가장 유리한가’를 스스로 제안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디지털제조연구실은 생산계획 운영의 다양한 방법론을 결합해 전사적 자원관리(ERP), 제조 실행 시스템(MES), 고도화 생산계획 일정 시스템(APS) 및 디지털 트윈, 로봇 운영 플랫폼과 연결 가능한 실시간 의사결정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제조(DM) 기반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환경에서 생산 현장의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방안을 제시하는 생산계획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조선소의 생산계획 시스템은 사람의 경험과 AI의 판단이 함께 어우러져, 일정을 작성하는 도구를 넘어 생산 현장의 변화를 이해하고 스스로 최적의 실행 대안을 제안하는 디지털 제조 시대의 핵심 운영 시스템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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