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덜어내고, LG는 넓힌다...가전 ‘수익성 중심’ 재편 가속

김다경 기자

2026-05-02 09:00:00

양사 가전사업 체질 개선, 수익성 접근 방식 엇갈려
삼성, 슬림화에 방점...저수익 제품군 정리, 외주 생산 확대
LG, 글로벌 사우스 공략 및 플랫폼 사업 확대...성장과 수익성 동시 견인 전략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과 LG가 가전사업의 체질을 동시에 바꾸고 있다. 공통된 목표는 ‘수익성’이지만 접근 방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저수익 사업을 덜어내는 구조조정에 나선 반면 LG전자는 B2B와 플랫폼을 앞세워 외형과 이익을 동시에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전사업의 ‘슬림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DA사업부는 최근 임직원 간담회를 통해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 구조 재편 방침을 공유했다.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 등 일부 저수익 제품군 생산라인을 정리하고 외주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범용 제품을 직접 생산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 상위권을 사실상 장악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대외 환경도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더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전 원가 부담이 커졌고 중동 지역 긴장 고조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그 결과 TV와 가전을 합친 VD·DA사업부는 지난해 연간 기준 2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무너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선택은 선택과 집중이다. 수익성이 낮은 영역은 과감히 덜어내고 핵심 제품과 프리미엄 라인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지난해 DA사업부 수장에 기술 전문가가 아닌 영업·마케팅 출신을 앉힌 것도 같은 흐름으로 풀이된다.
반면 LG전자는 ‘확장’을 택했다. 1분기 실적에서 매출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생활가전(HS)과 전장(VS)을 합친 매출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서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가 본격화됐다.

LG전자 실적의 핵심은 B2B와 플랫폼이다. 전장 사업은 수주 기반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쌓아가며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고 가전 역시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구독과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1분기 구독사업 매출은 6400억원으로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B2B 비중도 36%까지 올라섰다.

TV 사업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를 기록했던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함께 webOS 플랫폼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이 성장하면서 수익 구조가 개선된 영향이다. 비용 효율화와 고정비 축소도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탰다.

LG전자는 2분기 이후에도 글로벌 사우스 공략, 플랫폼 사업 확대,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향후 홈로봇과 냉각 솔루션 등 신사업도 넓히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로 거시경제 불안정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 원가 부담 요인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에도 유연하고 선제적인 대응 조치를 통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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