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1분기 실적 희비 교차...KB국민·우리, 두 자릿수 성장 '질주'

유명환 기자

2026-04-29 09:00:00

삼성·신한, 비용 부담에 15% 안팎 역성장...건전성·비용 관리가 명암 갈라

각사별 1분기 당기순이익 추이.[인포그래프=유명환,제미나이 생성
각사별 1분기 당기순이익 추이.[인포그래프=유명환,제미나이 생성
[빅데이터뉴스 유명환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를 중심으로 순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업계 1·2위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비용 부담에 발목이 잡히며 두 자릿수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카드사들의 명암을 가른 핵심 변수는 '건전성 관리'와 '비용 통제'였다.

29일 카드업계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1분기 순이익 10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845억원) 대비 27.2% 늘었다. 우리카드는 43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성장 폭(33.3%)이 가장 컸다. 현대카드(647억원, 5.4%↑)와 하나카드(575억원, 5.3%↑)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KB국민카드의 호실적은 외형이 아닌 내실에서 나왔다. 영업수익은 오히려 1.6% 줄었지만 허리띠를 졸라매 실속을 챙긴 것이다. 결정적 변수는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감소였다. 카드사들이 연체에 대비해 쌓아두는 '비상금' 격인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을 전년보다 23.1%나 줄였다. 충당금 규모가 줄어든 만큼 그대로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진 셈이다.

충당금 감축의 배경에는 건전성 지표 개선이 자리잡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1.21%, NPL(부실채권) 비율은 1.00%로 전년 대비 각각 0.40%p, 0.32%p 하락했다. 그간 코로나19 이후 금융지원 종료와 고금리 장기화로 카드사 연체율이 줄곧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흐름이다. 차주 관리 강화와 부실 채권 매각·상각 작업이 동시에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다각화 전략도 적중했다. KB국민카드는 카드 본업의 부진을 △할부금융 △리스 등 비카드 부문에서 16.5% 성장하며 메웠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카드 본업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악화하는 가운데 종합 여신금융사로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우리카드는 33.3%라는 업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그간 우리카드는 카드업계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었으나 1분기 들어 가시적 반등에 성공했다. 우리금융그룹의 카드 부문 강화 전략과 맞물려 외형 확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다.

각사별 순이익 증감 추이.[인포그래프=유명환 기자, 제미나이]
각사별 순이익 증감 추이.[인포그래프=유명환 기자, 제미나이]

◆하나카드 취급고 11.6% 급증…할부금융·리스 등 다각화 전략도 부상

카드 결제액을 의미하는 취급고는 전반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하나카드는 취급고 24조59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6% 성장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트래블로그 등 해외 결제 특화 상품의 흥행이 취급고 확대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업계 상위권 카드사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역성장의 그늘을 드리웠다. 삼성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563억원으로 전년 동기(1844억원) 대비 15.3% 줄었고 신한카드 역시 전년보다 14.9% 감소한 11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업계 1·2위 자리를 차지해 온 만큼 충격은 더 크다.

신한카드는 '비용관리'가 순이익 감소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5.6%나 늘어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 쓴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이 43.3%나 폭증했다. 외형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비 부담이 수익성을 잠식한 셈이다. 결제 인프라 투자, 디지털 전환 비용, 마케팅 출혈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보수적 경영 기조로 내실을 다져왔으나 시장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돈을 빌려오는 데 드는 '금융비용'이 16.8%나 급증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점유율 수성을 위한 마케팅 비용(판관비)까지 12.9% 늘어나 순익 감소로 이어졌다. 카드사들이 운영 자금을 여전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상 시장 금리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번 1분기 실적은 카드업계가 마주한 구조적 과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우선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본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고착화되고 있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은 모든 카드사가 공통적으로 겪는 부담 요인이다. △자영업·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잠재 부실 위험이 여전한 만큼 충당금 적립 압박도 가중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별 명암을 가르는 변수는 '관리 역량'으로 집약된다. 건전성을 선제 관리해 충당금 부담을 덜고, 비용 통제로 수익성을 방어하며, 비카드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단순 외형 경쟁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 구도가 자리잡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본업 수익성 악화 속에서 비카드 부문 확대와 해외 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모색 중"이라며 "2분기 이후에도 금리 흐름과 가계 신용 위험 관리가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드사 실적 차별화 흐름이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나 무리한 영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외형 성장에 치중하다 부실을 키운 사례가 과거에도 적지 않았던 만큼 균형 잡힌 성장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명환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7536@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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