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 딥체인지④] 바이오 힘 주는 HD현대오일뱅크...5000억 빅딜로 저수익 꼬리표 뗀다

김유승 기자

2026-04-14 17:33:02

HD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 통해 바이오디젤 기업 인수
화이트바이오,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 미래 산업 낙점해
"친환경 에너지가 메인 역할 가능할지 전력 공백 고민 필요"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모습. 사진=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모습. 사진=HD현대오일뱅크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1위 바이오 원료 기업 대경오앤티 인수에 뛰어들며 '탈(脫)정유'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화이트바이오·블루수소 등 3대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한편 AI 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 대란 속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사업 추진은 필수적이지만,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 속에서 재생에너지의 실제적 전력 공백 대체 가능성을 타진하고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테넷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최근 대경오앤티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인수는 SK온과 유진프라이빗에쿼티,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지분 100%를 확보하는 구조로, 예상 거래가액은 5000억원 안팎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HD현대오일뱅크가 추진 중인 친환경 에너지 로드맵의 핵심 행보로 보고 있다.

대경오앤티는 전국 도축장의 동물성 유지와 식당·가정의 폐식용유를 수거해 친환경 연료 원료로 재생산하는 국내 바이오 원료 시장 선두주자다. 이번 인수는 회사가 공을 들여온 화이트바이오 사업의 수직계열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정유업계가 주력하는 지속가능항공유(SAF)의 경우, 폐식용유 등 원료 수급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원료가 바이오디젤 등 다른 용도와 경쟁하고 수입 의존도도 높은 만큼 안정적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HD현대오일뱅크가 원료 조달 인프라를 확보하고, 대산 바이오디젤 공장(연산 13만 톤)과의 연계를 통해 원료 확보부터 생산·공급까지 이어지는 독자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유가 변동성 확대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금융투자업계는 HD현대오일뱅크의 외형 성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이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매출액은 지난해 28조원대를 지나 올해 30조 5333억원, 내년 32조1117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474억원에서 올해 605억원, 내년 525억원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루수소와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점이 203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지속적인 투자 재원 확보와 재무 건전성 유지가 신사업에 따른 핵심 과제라는 전언이다. 그런 만큼 영업이익 증가 흐름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30조 원을 상회하는 매출 규모와 비교해 낮은 영업이익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유가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한 정유 중심의 저수익 구조에서 탈피하고 친환경 신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 수익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신사업을 통한 매출 구조 재편에 있어 '전력 공백'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대체 에너지 가운데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은 석유화학 원료를 기반으로 한 사업일 텐데, 이러한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사업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은 필요하다”며 “현재 실적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투자와 신사업 투자를 병행하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신사업이라는 것이 신재생에너지, 즉 친환경 에너지가 과연 메인 스트림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최근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AI 환경과 AX 환경에서 에너지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에너지 전환과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생에너지가 이러한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해 기업들이 고민하고 전력 공백을 키워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친환경 전환이나 화이트바이오 사업 등은 기존부터 큰 방향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과제”라며 “단기 리스크인 중동 문제에 대해서는 공급선 및 원유 수급 다변화에 중점을 두고 대응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전환과 고부가가치 중심의 구조로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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