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패키지 기판 존재감 확대...수요 급증에 공급 부족까지

김다경 기자

2026-06-21 09:00:00

AI 서버 확산에 고성능 기판 존재감 확대
삼성·LG이노텍, 생산 확대·기술 확보 속도

 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제품 2종 [사진=LG이노텍]
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제품 2종 [사진=LG이노텍]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의 전선이 패키지 기판으로 확대되고 있다. GPU와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연결하는 고성능 기판의 중요성도 커지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업체들이 생산 확대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빅테크의 자체 AI 칩 개발 확대로 고성능 반도체 기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메모리뿐 아니라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 확보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기판은 칩에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반도체를 지지하는 부품으로 인식됐지만 미세공정이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패키징 기술이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특히 AI 추론 시대에는 데이터 저장량보다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이 중요해지면서 첨단 기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다. 고집적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고성능 패키지 기판으로 데이터 손실이 적고 고전력 대응 능력이 뛰어나 AI 서버용 GPU와 CPU에 폭넓게 적용된다.

시장조사업체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지난해 54억2000만 달러(약 8조 1300억원)에서 2032년 95억4800만 달러(약 14조 3220억원)로 연평균 10%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로봇, 자율주행, 양자컴퓨팅 등 차세대 산업 확산에 따라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2031년까지 해당 사업에서 매출 3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모바일 중심이던 기판 사업을 AI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하고 FC-BGA와 FC-CSP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발판 삼아 새롭게 열리는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착공에 들어가는 베트남 반도체 기판 신공장을 통해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이미 국내 FC-BGA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패키지 기판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에 이어 차세대 AI 반도체용 실리콘 커패시터 사업까지 확대하며 고부가 부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의 발열과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삼성전기는 최근 미국 빅테크와 약 1조57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연수 KB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확대와 GPU 고사양화로 패키징 기판과 MLCC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 2년 이상 공급 부족이 지속되며 판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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