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윤영호 출범…신사업·보안·소비자 '세 마리 토끼' 잡을까

김유승 기자

2026-03-31 15:35:34

정통 KT맨·B2B 전문가 신규 선임…신사업 탄력 전망
AI·데이터센터·B2B AX 서비스 등 고가치 사업 집중
"경쟁사 대비 포지셔닝 불명확…신사업 확장 필요"
"소비자 이탈 방지차 보안 강화·상품 단순화 병행"

박윤영 KT 신임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박윤영 KT 신임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KT가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새 출발에 나섰다. 업계는 B2B 전문가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AI와 B2B 중심으로 체질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사업 전략 구체화와 보안 강화, 가입자 이탈 방지라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박 대표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는 1992년 한국통신(KT 전신)에 입사해 30여 년간 근무한 ICT 분야 전문가다. 기업사업부문장 사장 등을 역임하며 B2B 사업 성장을 주도해 핵심 성장축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박 대표 체제에서 KT는 △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사업 확대 △B2B 서비스 강화 △6G 통신 인프라 △위성통신 등에 중점을 두고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MVNO)의 약진과 고가 요금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정체로 기존 통신 시장의 외형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만큼, 고부가가치 산업인 B2B 중심의 기업용 AI·인프라 사업으로의 수익 구조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업 부문별로는 생활형 AI 서비스 강화와 공공·금융·제조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B2B AX’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AX와 디지털 금융 플랫폼 분야에도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KT는 조직 체계와 전략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산재된 AI 관련 조직을 통합해 대표이사 직속 부문으로 격상하는 ‘AI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전망이다. 내부 쇄신을 위해 비대해진 본사 조직도 정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최대 30%의 임원 감축이 거론된다. 아울러 7개 광역본부 통폐합과 토탈영업센터 폐지 등 체질 개선도 단행될 전망이다.

다만 KT의 신사업 방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향후 사업 방향과 관련해서는 과거 IBM이 노트북과 퍼스널컴퓨터(PC) 중심에서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며 “트렌드가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AI 기술을 접목한 통신 분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만큼 KT도 이에 발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KT는 기존 통신사업 기반이 강하다 보니 AI 분야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상황”이라며 “SK텔레콤이 데이터 중심 전략을 내세우며 빅테크와 유사한 방향을 제시한 것과 달리, KT는 아직 명확한 포지셔닝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형태의 사업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고객 신뢰 회복’이다. 지난해 해킹 사태로 무단 소액결제 368건이 발생하고 2만 2227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만큼 이에 대한 해결이 시급해서다. 이로 인해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무려 31만 명의 가입자가 KT를 떠난 바 있다. 노조 역시 해킹 사태 수습과 보안 체계 전면 재구축, 이탈 가입자를 되찾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강화와 보안 거버넌스 재건은 신사업만큼이나 중요한 생존 조건이 됐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보안 강화와 함께 통신 상품 구조와 가격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표이사로 B2B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 온 만큼 신사업 다각화나 사업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KT는 과거 정보 유출 문제가 크게 불거진 적이 있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 변경이 필요한 부분은 통신 상품 구조 전환이다. 신상품이 계속 출시되면서 기존 상품과 함께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는 인식이 있다. 소비자가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선택하기 쉽도록 상품을 보다 단순화해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 교수는 "가격 측면에서도 개선 요구가 있다. 통신 서비스의 경우 기본 품질은 이미 일정 수준에 도달한 만큼, 데이터 제공량 등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 확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을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거나, 동일한 가격이라도 데이터 사용량 등 이용 혜택을 늘려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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