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결단…소유·경영 넘어 '감시·경영' 분리
'견제와 균형'의 선진 이사회 구축...밸류업 가속
LG전자·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 신사업 비전 공개

24일 재계에 따르면 지주사인 ㈜LG는 오는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구광모 회장의 후임인 신임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출하는 안건을 상정해 논의한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줄곧 의장직을 맡아왔으나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강한 의지를 반영해 이번 '용퇴'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그간 국내 주요 기업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경영 효율성을 명분으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경우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다. 대규모 투자나 M&A(인수합병) 등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는 이사회 본연의 핵심 임무인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균형' 보다는 의사결정이 1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이른바 '오너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따라서 이같은 자본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사회 중심의 선진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선제적인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을 시작으로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도입한 LG는 지난달 LG화학(조화순 연세대 교수), LG디스플레이(오정석 서울대 교수), LG에너지솔루션(박진규 고려대 특임교수), HS애드(강평경 서강대 교수) 등 핵심 계열사들의 의장 선임을 잇달아 마쳤다.
특히 지난 23일 주주총회를 개최한 LG전자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정거래 전문가인 강수진 고려대 교수(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며 지배구조 고도화에 합류했다. 조만간 ㈜LG와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나머지 상장사들까지 이사회를 거쳐 절차를 마무리하면 주요 상장사 11곳 모두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100% 갖추게 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주요 계열사들은 굵직한 신사업 비전을 쏟아내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총에서 "올해 안에 로봇 핵심 기술인 액추에이터 '악시움'의 양산 체계를 갖추고 2027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가전 사업에서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수익성과 기술 독립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치밀한 전략이다.
올 초 CES 2026에서 세계 무대에 첫선을 보인 홈 로봇 '클로이드' 역시 내년 LG그룹 사업장 등에 우선 투입되어 상용화 수순을 밟는다. LG전자의 자신감은 주주환원으로도 이어졌다. 이날 주총에서는 보통주 기준 전년 대비 무려 35% 급증한 주당 1350원의 배당금이 확정되며 '밸류업'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부품 생태계의 핵심 축인 LG이노텍도 로봇과 반도체 기판 시장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주총 직후 취재진과 만나 "로봇용 부품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의 중으로 2027~2028년경 양산할 계획"이라며 "3~4년 후에는 재무제표상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LG이노텍은 고부가가치 사업인 패키지솔루션(반도체 기판) 분야의 생산 능력(캐파)을 2027년 하반기까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려 폭증하는 AI 및 반도체 시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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