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횡령·배임죄, 수사와 재판의 핵심 쟁점은?

황인석 기자

2026-03-24 09:00:00

사진=강민기 변호사
사진=강민기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황인석 기자] 기업 내부 분쟁이나 자금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무상 횡령·배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H 증권은 전직 임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를 확인하고 고소를 진행했다고 공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기업 이익에 반하는 거래를 진행해 형사 사건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자금 관리 권한을 가진 임직원이 연루되는 경우가 많아, 형사 절차는 물론 막대한 금액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확대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형법상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가로채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한다. 즉,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처분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다. 업무상 횡령은 이러한 행위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이뤄진 경우로, 일반 횡령보다 죄질이 무겁다고 보아 더욱 엄중한 처벌이 내려진다.

반면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이익을 주어,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 성립한다. 직접 금전을 빼돌리지 않았더라도, 부당한 계약 체결이나 불리한 거래 강행으로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면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경제범죄 수사에서는 객관적인 회계 자료와 자금 흐름이 강력한 증거가 된다. 수사기관은 계좌 거래 내역, 법인카드 사용 기록, 내부 결재 서류 등을 면밀히 분석해 자금의 이동 경로와 사적 유용 여부를 끝까지 추적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포렌식 수사가 보편화되면서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확대되는 사례도 많다. 삭제된 메시지나 숨겨진 장부에서 추가 거래 내역이 발견되거나,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비정상적 자금 이동이 포착되면서 사건 규모가 확대되기도 한다.

다만, 자금 이동이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유죄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재판 과정에서는 해당 자금 사용에 정당한 권한이 있었는지, 사적 이익이 아닌 '경영상의 합리적 판단'이었는지, 불법적으로 취득하려는 의사(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등 다양한 쟁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동일한 거래라 하더라도 내부 승인 절차 준수 여부나 구체적인 업무 범위에 따라 법적 평가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수사 초기 단계부터 자금 사용 경위와 권한 관계를 명확히 소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범죄수사팀 출신의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대표변호사는 "업무상 횡령·배임 사건은 단순히 자금의 이동 유무를 넘어, 당시의 의사결정 구조와 직무 권한의 범위를 법리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사건의 결론을 좌위한다"며, "특히 수사 초기 단계에서 제출하는 소명 자료가 향후 재판의 향방을 결정짓는 만큼, 디지털 포렌식 대응부터 민·형사상의 복합적인 리스크 관리까지 아우르는 변호사의 통합적인 조력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대표변호사

황인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hi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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