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조업 10곳 중 8곳 ‘유지’ 또는 ‘축소’ 경영

조재훈 기자

2026-01-13 16:14:18

대한상의 조사, 경기 둔화 우려 40%…최대 리스크는 高환율

컨베이어벨트 위 제조품이 공정을 거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컨베이어벨트 위 제조품이 공정을 거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이 올해 경영 전략으로 ‘유지’ 또는 ‘축소’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보다 ‘현금흐름 관리’와 ‘리스크 최소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0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경제·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9.4%가 올해 경영계획 기조를 ‘유지’(67.0%) 또는 ‘축소’(20.6%)로 설정했다. ‘확장 경영’을 계획 중이라는 기업은 12.4%에 그쳤다. 이는 2년 전 같은 조사에서 유지·축소 비중이 65%였던 것과 비교해 보수적 경영 기조가 한층 강화된 수치다.

경기 인식 역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한국 경제 흐름이 전년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40.1%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6.3%였고,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3.6%에 불과했다.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현상 유지 또는 악화’를 전제로 경영 전략을 짜고 있는 셈이다.

다만 업종별로는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올해 업황 호조가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확장 경영을 선택한 기업 비중이 47.0%로 절반에 육박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제약·바이오(39.5%)와 화장품(39.4%) 산업도 확장 경영 비중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자료=대한상의
자료=대한상의

반면 내수 부진과 글로벌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섬유와 철강 산업은 축소 경영 비중이 각각 20.0%, 17.6%로 가장 높았다. 수요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꼽은 올해 최대 리스크는 환율이었다. ‘고환율 및 환율 변동성 확대’를 지목한 응답이 47.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가·원자재 가격 변동성(36.6%),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35.9%), 글로벌 경기 둔화(32.4%) 등 대외 변수에 대한 우려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요인 중에서는 기업 부담 입법 강화(19.4%), 고령화에 따른 내수 구조 약화(12.5%)가 주요 리스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환율 안정화(42.6%)를 꼽았다. 국내 투자 촉진(40.2%), 관세 등 통상 대응 강화(39.0%), 소비 활성화(30.4%) 요구도 뒤를 이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대다수 제조기업이 올해를 ‘확장’보다는 ‘방어’의 해로 인식하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정책 신뢰도를 높이고 업종별 맞춤 지원과 규제 개선을 병행해야 기업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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