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 이용우 의원실에 탄원서 3천5백 부 제출
야간·새벽배송 제한이 생계에 미칠 영향 호소

CPA는 이번 탄원서 제출이 특정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계와 직결된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규제 논의에 대한 현장의 절박한 문제 제기라고 설명했다.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새벽배송 기사들의 근무 구조를 감안할 때 근무 제한은 곧바로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현재 새벽배송에 종사하는 쿠팡택배기사들은 시간급이 아닌 건당 수익 구조로 일하고 있다. CPA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 시간과 횟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기사들에게 사실상 일할 기회를 줄이거나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하도록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PA가 같은 날 쿠팡 CLS 영업점 소속 야간 배송 기사 2천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조사에 따르면 야간배송 시간을 주당 40시간 또는 46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91.5퍼센트가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월 최대 야간배송일수를 12일로 제한하는 방안에는 94.7퍼센트가 반대했다. 연속 야간배송 횟수를 4회로 제한하는 방안 역시 93.9퍼센트가 반대했다. CPA는 이 같은 수치가 단순한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생계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장 기사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한 기사는 야간배송을 월 12회로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주 3일만 근무하라는 의미라며, 다른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소득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주야간 교대 배송 구조와 아이디 도용 문제 등이 함께 고려되지 않을 경우, 과로 위험이나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CPA 소속 중부권 대리점 관계자는 정책 결정에 앞서 배송 현장의 실제 근무 환경과 수익 구조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소 1년에서 2년 이상 축적된 근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도를 설계하지 않으면, 현장과 괴리된 규제가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구 지역에서 새벽 로켓배송을 수행하는 기사 역시 정부와 관계 기관이 배송기사의 건강권을 고민하는 점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는 보호가 아니라 생계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가족을 부양하며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유지해 달라는 것이라는 호소다.

CPA는 획일적인 규제 도입보다는 현장의 수익 구조와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의 대안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합리적인 수익 보전 방안과 아이디 도용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보완, 기사 선택권을 고려한 정책 설계 없이 추진되는 새벽배송 제한 논의는 현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CPA 관계자는 이번 탄원서가 단체 차원의 입장을 넘어, 밤과 새벽을 가리지 않고 일해온 다수의 쿠팡택배기사들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담은 것이라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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