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손해사정사회, 변화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병학 기자

2025-12-16 15:07:00

한국손해사정사회, 변화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한국손해사정사회는 손해사정사 직역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그간 조직의 안정성과 내부 질서 유지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이러한 운영 기조는 일정 기간 동안 회원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손해사정 업무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이 앞으로도 유효한 해법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점점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보험 및 손해사정 제도 개편, 보험회사 보상 기준의 변화, 보험 소비자의 권리 인식 확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확산 등은 손해사정사 직역 전반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내부 합의와 안정적 관리가 조직 운영의 핵심 요소였다면, 이제는 외부 환경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직역의 입장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변화 자체보다, 변화에 대한 대응 방식이 직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협회의 역할 역시 재정의될 필요가 있다. 협회는 단순히 내부 운영을 관리하는 조직을 넘어, 손해사정사 직역의 가치와 필요성을 외부에 전달하는 창구이자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회원 보호와 권익 향상은 기본이고, 동시에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고 제도 논의 과정에서 직역의 목소리를 분명히 드러내는 역할 역시 협회의 중요한 책무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협회의 메시지와 대응 방식은 더 이상 내부를 향한 소통에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 협회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방향을 선택하려는지에 대한 목소리가 외부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손해사정사 직역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집단으로 인식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직역의 존재감은 침묵이 아니라, 선택과 행동을 통해 형성된다.

변화는 구호나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 그리고 그 선택을 일관되게 실행하느냐가 결국 평가의 기준이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화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다. 협회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가올 한국손해사정사회 회장 선거는 단순한 인사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선거는 협회가 앞으로도 안정만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변화에 대응하는 리더십을 선택할 것인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협회와 손해사정사 직역을 이끌어갈 리더십의 기준과 방향이 이번 선거를 통해 분명히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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