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공정한 기여도 판단이 핵심이다

이병학 기자

2025-11-15 10:00:00

사진=이태호 변호사
사진=이태호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이혼을 결심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문제 중 하나가 ‘재산분할’이다. 단순히 가진 것을 나눈다는 차원을 넘어, 두 사람이 함께 살아온 시간과 노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다. 특히 협의가 어려워 재판으로 가게 되면 ‘재산분할’이 필수적으로 따라붙는다. 법원은 이 과정을 통해 혼인 중 쌓인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맞게 나눈다.

민법 제839조의2는 이혼 시 한쪽 배우자가 다른 쪽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건 단순히 감정적으로 나누자는 게 아니라, 혼인 중 형성된 공동재산을 공평하게 정리하자는 의미다. 법원은 혼인 기간, 재산의 형성 과정, 각자의 수입과 지출, 가사와 육아 분담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집안일과 자녀 양육을 전담해 배우자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면, 그것 역시 분명한 기여로 인정된다. 즉, ‘돈을 직접 벌었느냐’보다 ‘가정을 유지하고 재산이 쌓이게 만든 역할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게 평가되는 셈이다.

재산분할 심판에서 핵심 쟁점은 기여도를 어떻게 산정하느냐다. 일반적으로 맞벌이 부부는 5:5에 가깝게, 외벌이 부부는 4:6이나 3:7 정도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예시일 뿐, 실제 비율은 부부가 살아온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쪽이 장기간 전업주부로서 가정과 육아를 책임졌다면, 경제적 수입이 없어도 높은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 반대로 배우자 중 한 명이 혼인 중 개인적인 이유로 큰 빚을 졌거나 재산 형성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면, 그 기여도는 낮게 평가된다. 법원은 이런 모든 사정을 종합해 각자에게 맞는 비율을 결정한다.

재산분할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혼인 중 함께 형성한 재산이다. 부부 명의의 집, 예금, 주식, 퇴직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개인 재산이나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다만 혼인 기간 동안 그 재산을 유지하거나 관리하는 데 상대방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면, 그 부분만큼은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 대출이자를 공동생활비로 갚아왔다면, 그만큼은 기여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채무도 마찬가지다. 가정을 꾸리기 위해 함께 부담한 대출이라면 공동채무로 본다. 하지만 도박이나 개인 사업 실패로 생긴 빚이라면 분할 대상에서 빠진다.

재산분할 심판청구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건 결국 얼마나 구체적으로 자신의 기여도를 입증하느냐다. “내가 많이 도왔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가계부나 은행 입출금 내역은 재정 관리에 기여했음을 보여줄 수 있고, 육아일지나 학부모 활동 기록은 가사·돌봄 기여를 증명하는 자료가 된다. 배우자의 사업을 도운 흔적, 부동산 관리 내역, 자산 증식 과정에 참여한 증빙도 모두 도움이 된다. 재산분할은 감정의 호소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로엘법무법인 이태호 이혼전문변호사는 “재산분할 심판청구는 두 사람이 함께 살아온 시간과 노력을 법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감정보다 원칙이 중요하고, 주장보다 증거가 중요하다. 기여도를 제대로 입증할 수 있어야 공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