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증거수집, 어디까지 합법일까… 법원의 인정 기준

이병학 기자

2025-09-17 15:12:03

사진=강천규 변호사
사진=강천규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휴대폰을 무단으로 열람하거나 위치추적 장치를 설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확보한 자료는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민법 제840조 제1호는 부정행위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위자료 청구를 위해서는 불륜 사실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 법원은 △카드 결제 내역 △숙박업소 출입 기록 △공개된 SNS 게시물 △제3자의 증언 등을 합법적 증거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배우자의 휴대폰을 무단으로 잠금 해제하거나, 차량·가방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해 동선을 파악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다. 이러한 방식으로 수집된 자료는 증거능력이 부정될 뿐 아니라, 별도의 형사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아내가 남편의 휴대폰을 무단으로 열어 불륜 관련 메시지를 확보했으나, 법원은 “사생활 비밀을 침해한 불법 증거” 로 판단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남편과 제3자의 호텔 숙박 영수증과 주변인의 일관된 진술은 정당한 증거로 인정돼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내려졌다. 이는 법원이 불륜 입증 과정에서도 헌법상 보장된 사생활 비밀과 통신의 자유(헌법 제17조·18조)를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강천규 대표변호사는 “불륜 증거수집은 민사적으로는 위자료 청구와 직결되지만, 수집 과정이 불법적이면 형사처벌 위험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증거가 적법한지,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지를 초기부터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입증하는 과정은 감정이 앞서기 쉽지만, 결국 ‘증거능력 있는 합법적 자료’만이 법정에서 힘을 가진다.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히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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