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성다이소, 배송비 5000원 퀵커머스 사업 본격화?…"배보다 큰 배꼽"

최효경 기자

2025-08-13 11:06:23

다이소몰 '오늘드림' 강남·서초·송파 지역 시범 운영
배민·요기요·컬리·올리브영, 배달료 평균 2000원대
다이소몰, 인기 상품 평균가 2300원…배달료 1.8배

ⓒ다이소
ⓒ다이소
[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오프라인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가 자사 온라인 쇼핑몰 '다이소몰'을 앞세워 퀵커머스 사업에 진출한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초고속 배송'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며 '퀵커머스' 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다이소 역시 후발주자로 뛰어든 모양새다.

유통업계에서는 다이소의 퀵커머스 배달료 정책을 두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소 5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균일가 정책을 펼치고 있는 다이소의 성공 전략이 '초저가' 마케팅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퀵커머스 배달료 정책은 다소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 다이소몰 '오늘배송' 시범 운영…오프라인 매장 시너지 낼까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다이소몰'에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배송'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19시 이전에 완료한 주문 상품을 고객 인근 매장이 배달 대행업체를 통한 4시간 이내 배송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에 있다.
오늘배송 서비스가 적용되는 카테고리는 △뷰티·위생 △주방용품 △청소·욕실 △문구·팬시 △인테리어·원에 △공구·디지털 △식품 △패션·접화 △반려동물 등 다이소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상품군이다.

다이소몰에 따르면 최근 7일간(8월 5일부터 12일) '오늘배송' 서비스를 통해 가장 많이 판매 된 상품은 '와인 디캔터 중형(3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COOM 냥이친구 캣그라스(2000원) △크라운산도 스윗 밀크(161g, 1500원) △여행용 폭 있는 반투명 지퍼백(3개입, 2000원) △동서 루이보스 보리차(75g, 3000원) 순으로 나타났다.

다이소는 지난해 연매출 4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하는 등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다이소가 새롭게 진출한 퀵커머스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배달료 5000원, 4만원 이상 무료 배송?…"가성비 없어지는데"

일각에서는 다이소의 오늘배송 배달비 정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국내 퀵커머스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타 업체들에 비해 높은 배달료, 무료 배송 기준이 화근이다. 오늘배송 서비스는 4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 배송 혜택을 지원한다. 결제 금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배송비 5000원이 부과된다.

현재 국내 유통업계에서 퀵커머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대표적으로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컬리 △올리브영 등이 있다.

먼저 국내 배민과 요기요가 운영하는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와 '요마트'는 모두 배달료 3000원을 부과하고 있다. 별도로 결제 금액에 따른 무료 배달 지원 대신 입점 가게별 할인 쿠폰 행사를 통해 배달비를 지원하고 있다.

컬리의 퀵커머스 '컬리나우'는 결제 금액에 따른 차등 배달비를 적용하고 있다. 결제 금액 기준 △1만5000원부터 3만원은 배달비 4900원 △3만원 이상 4만원 미만 배달비 3900원 △4만원 이상 5만원 미만 배달비 1900원 △5만원 이상 무료 배달이다.

올리브영의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은 3만원 이상 결제시 무료 배송을 지원하고 있으며 기준 미충족시 배달비 2500원을 부과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다이소의 배달료 정책이 타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배달료, 무료 배달 기준 금액 모두 현저히 높다는 점에 주목하며 '오늘배송' 서비스가 정식 론칭을 거쳐 확대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다.

특히 다이소는 타 업체들 대비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라는 점도 핵심이다. 다이소몰이 공개한 인기 상품만 살펴봐도 최고가 상품이 3000원인 상황, 무료 배달 기준 금액인 4만원을 충족하기엔 상품 단가 자체가 낮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앞서 최근 일주일 간 다이소몰 최다 판매 상품 5개의 평균 가격은 2300원이다. 이 가격으로 무료 배달 기준(4만원)을 채우기 위해서는 약 18개의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품 가격(평균 2300원)에 약 1.8배에 해당하는 배달료를 지불해야 한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무료배송 금액 기준은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과 전체 서비스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향후 서비스 개선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며 서비스 지역 확대 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2025년 31억9000만 달러(약 4조4389억 원)에서 2030년 43억 달러(약 5조9835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당일 주문, 당일 배송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커지고 있는 시장인 만큼 경쟁력이 큰 대신 운영비, 물류 인프라, 인건비 등 고정 비용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라며 "퀵커머스 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고정 비용을 합리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물류 구조를 구축해 소비자들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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