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으로 시작된 아청법 위반 사건, ‘몰랐다’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병학 기자

2025-07-11 09:00:00

조건만남으로 시작된 아청법 위반 사건, ‘몰랐다’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위반 사건은 단순한 성범죄와는 다른 판단 기준이 적용된다. 특히 조건만남이나 SNS 대화 등을 통해 우발적으로 연결된 사안에서도,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명확히 몰랐다는 이유만으로는 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성인 남성에게 일종의 주의의무를 부과하여 그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또한 쟁점이 되는 추세이다.

현행 아청법 제13조는 아동‧청소년과의 성매매 또는 유사 성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상대방이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몰랐더라도 합리적 수준의 확인을 거치는 일종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미필적인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다. 상대방이 성인이라고 주장했다고 하더라도, 대화 내용, 프로필 정보, 말투, 표현 방식, 사진 등 외형적인 단서에서 나이가 의심될 수 있었다면 이를 간과한 책임이 피의자에게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건만남이라는 표현 자체가 불법적인 성매매를 암시할 수 있는 만큼, 법원은 해당 상황에서 더욱 엄격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아청법은 물리적인 접촉이나 금전 거래 여부만으로 범죄 성립을 판단하지 않는다. 음란한 대화, 신체 노출을 요구하는 메시지, 영상이나 사진의 전송 요구 또한 성적 목적의 유인으로 간주되어 처벌될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포렌식 기술이 수사에 적극 활용되며, 휴대전화 메시지, 통화 내역, 위치 기록, 앱 이용 이력 등이 핵심 증거로 제출되고 있다. 이처럼 전자적 자료와 피해자의 진술이 일정 수준 이상 일치할 경우, 실형 선고가 내려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아청법 위반은 그 자체로 중한 형사 처벌의 대상일 뿐 아니라,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전자장치 부착 명령, 취업 제한 명령 등 부수적인 조치가 함께 내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 불이익이 매우 크다. 따라서 혐의를 받는 단계에서부터 진술 방향과 증거 대응 전략을 철저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해명이나 감정적 진술로 상황을 넘기려는 대응은 재판 결과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법무법인 더앤 유한규 대표변호사는 “아청법 사건에서 ‘상대방의 나이를 몰랐다’는 해명은 법적으로 쉽게 인정되기 어렵다”며 “초기 대응 단계에서 메시지 내용, 대화 경위, 상대방의 신분 파악 노력 등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법률적으로 취약한 진술을 피하는 전략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법무법인 더앤 유한규 대표변호사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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