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어는 올해 초 국립심포니(구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로 명칭 변경 후 첫 유럽 진출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팝, 드라마, 클래식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관현악의 위상을 높이며 서양의 악기로 한국의 멋과 정서를 전하는 데 초점을 뒀다.
공연의 포문은 국립심포니 첫 상주작곡가인 김택수의 ‘더부산조’가 열었다.
가야금이 투영된 바이올린 현의 울림, 태평소와 나발을 표현한 금관, 북 장단을 입은 더블베이스까지 오케스트라가 뿜어낸 한국적 사운드가 4000여 명의 유럽 관객에 전했다.
이어 한글의 말맛을 느낄 수 있는 한국 가곡이 잇따라 연주됐다. 송길자 작사, 임긍수 작곡의 ‘강 건너 봄이 오듯’, 이수인 작사, 작곡의 ‘내 마음의 강물’, 정치근의 시, 이안삼 작곡의 ‘그리운 친구여’가 소프라노 임선혜, 테너 김재형, 베이스 박종민을 통해 노래됐다.
뒤이은 오페라 아리아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성악가들이 빛을 발했다. 임선혜는 맑은 소리와 곡 분위기를 띄우는 매너로 관객들을 잡았으며, 김재형은 파워풀한 고음으로 3개국의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박종민은 6년간 비엔나 국립오페라단 독창가수로 활동한 만큼 우아하고 깊이 있는 소리와 탁월한 연기를 선보였다.
공연의 대미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이 장식했다. 국립심포니 6대 예술감독이었던 정치용의 진두지휘 아래 국립심포니는 최상의 호흡을 선보였으며 관객들의 기립박수로 이어졌다.
관객들은 일제히 ‘더부산조’와 한국 가곡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스웨덴에서 한국을 오가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마리아는 “더부산조의 이색 사운드가 흥미롭게 다가와 한국이란 나라를 조금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한글을 가곡을 통해 접하니 감회가 새롭고 아름다운 선율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최정숙 대표이사는 “매년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스톡홀름 콘서트하우스, 112년의 유서 깊은 부다페스트 에르켈 극장과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음향을 자랑하는 빈 무지크페라인잘 무대에 올라 유럽 관객과 만나니 감개가 무량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문화교류 및 국립심포니의 국제적인 인지도 강화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수현 빅데이터뉴스 기자 suhyeun@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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