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백과 - ADHD 이야기 14. 학습에 미치는 영향(2)

이병학 기자

2018-11-01 10:36:34

마음건강백과 - ADHD 이야기 14. 학습에 미치는 영향(2)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ADHD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증상은 과잉행동인데 아이의 행동이라는 것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변화가 많아 오해가 많을 수 있다. ADHD라고 해서 항상 과잉행동을 보이지 않으며 시간과 장소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과잉행동은 점점 없어지는데 과잉행동이 줄어들면 아이가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주의력과 동기유발능력의 부족은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초등교사가 꼭 기억할 사항이 있다. 학생은 수업 시간에 다른 학생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바른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말도 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는데 이 때 학생은 에너지를 학습이 아닌 자신의 행동을 참는데 써야 하므로 집중력이 더 떨어지게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몸을 흔들거나 손을 조물거리는 행동은 오히려 각성을 증가시켜 집중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바른 자세에 바른 정신이 깃든다는 오랜 격언은 틀렸다. 꼭 필요한 만큼만 바른 자세를 요구하고 그 밖의 시간에는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때 머리가 더 맑아진다.

증상 뿐 아니라 같이 동반되는 언어발달 지연이나 학습장애도 읽기, 쓰기, 셈하기 같은 기초학력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통계에 따르면 건강한 학생의 2-25%가 언어 표현에 문제가 있는 반면, ADHD 학생은 10-54%에서 문제가 있으며, 병원에 온 ADHD 학생의 2/3에서 과거에 언어발달이 지연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평소에는 말이 많은 편이나 정작 질문을 하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 하며 듣는 사람이 잘 못 알아들어도 다시 명료하게 말해주지 못한다.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너무 큰 소리로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어 또래들조차 소통을 힘들어 한다. 난독증을 비롯한 학습장애도 25-33%에서 같이 동반되는데 여기서 유의할 사항은 집중을 못 해서 한글이나 계산이 늦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면 집중을 못 해서 한글을 늦게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난독증 같은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난독증도 전체 학생의 5%로 ADHD 만큼이나 흔하다.

마지막으로 작업기억력이 부족한 것이 ADHD 학생의 학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기억하자. 작업기억력이라는 심리학 용어를 잘 알고 있으면 ADHD 학생을 이해하고 지도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작업기억력은 정보가 잠시간 저장되고 조작되는 뇌기능으로 컴퓨터의 램(RAM)에 해당한다. ADHD뿐 아니라 학습장애, 언어장애 학생에서도 작업기억력의 부족이 발견되는데 우울, 불안 등의 정서요인도 일시적으로 작업기억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성적이 떨어지거나 유독 시험불안이 심해서 평소 실력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작업기억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된다.

작업기억력이 부족한 초등학생은 길게 지시하면 앞의 지시사항을 잊어버리거나 암산할 때 숫자를 자주 잊어버리며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일부분을 빼먹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 청소년이라면 뒤 수업을 들으면서 노트필기를 잘 하지 못하며, 글 읽을 때 앞의 내용을 잊어버리거나 글에 나타나지 않은 내용을 잘 추론하지 못하며, 여러 단계로 푸는 수학문제를 풀기 어려워 할 수 있다. 학생에게 지시할 때 짧고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말보다는 글로 써 붙어 놓으면 기억하기 쉽다. 또 지시를 했으면 이해했는지 꼭 확인하며 수업하다가 중간에 지금까지 수업내용을 요약해주면 좋다.

작업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화가 나도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동시에 생각할 수 있어 잘 자제할 수 있으며,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에만 정신을 팔지 않고 더 중요한 목표를 상기시킬 수 있다. 작업기억력이 나쁘면 어제 지적받은 행동을 오늘 기억해서 일을 고치지 못하고 잘못을 반복한다. 교사가 할 일은 ‘갈림길’이 나오기 직전에 서있는 것이다. 갈림길 직전에 어제 갔던 길로 가지 말고 다른 길로 가라고 상기시켜주면 대부분의 학생은 새로운 길로 간다.

습관적으로 어제 가던 길을 오늘도 간 학생을 야단쳐도 행동을 그다지 교정되지 않는 이유는 학생이 갈림길에서 어제 혼난 사실을 떠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음 편부터는 치료약, 행동교정을 포함한 치료와 지도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이병학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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