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HD는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원인이나 증상에 대한 정보만으로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질환이다. ADHD를 겪고 있는 학생 당사자와 부모는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심정일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직접 인터뷰를 통해 ADHD학생들과 성인, 그리고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직접 듣고 정리해 보았다.
■ADHD, “이런 어려움이 있어요.” 이해해주세요.
집중이 안 되거나 물건을 두고 오거나 할 일을 깜박 잊어버리거나 하는 것은 약과다. ADHD증상을 항상, 그리고 심하게 경험하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그 중 가장 심한 것이 ‘부주의함으로 인해 생기는 잦은 실수와 그에 따른 비난’, ‘집중의 어려움’, ‘동기화의 어려움’이 있다.
▲부주의로 생기는 잦은 실수들= ADHD에게 부주의함은 어쩔 수 없는 질병이다. 그럼에도 그에 따르는 타인의 비난이나 스스로에게 느껴지는 자괴감은 상당하다. 이를 이겨낼 수 있도록 주변의 이해가 절실하다.
“이제 ADHD가 내 탓이 아니란 건 안다. 그래도 계속 내가 실패작, 쓰레기라고 느껴진다. 어려서 들었던 말은 이제 나한테 하는 말이 됐다. ‘너 지금 제 정신이니? 내 이럴 줄 알았다! 어쩐지 요새 좀 조용하다 했어! 똑바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 한번 생각 좀 해보고 행동해라!’는 말은 나를 갉아 먹는 상처다”
“ADHD는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친다. 감정에도 그렇다. 아침마다 안경, 아이디, 스마트폰 찾다가 지각할 때, 그리고 과제를 하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새벽까지 게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ADHD를 느낀다”
어렸을 때 선생님이나 엄마한테 혼날 때마다, 나중에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너는 세상에서 제일 멍청해, 너는 세상에서 제일 나쁜 아이야! 맨날 부모님 실망만 시키고.’
“모두 내가 일부러 바보 같은 짓을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에게 ADHD가 없다면 알면서 왜 그러냐고 우리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나는 끊임없이 잊어버리지 않으려 신경 쓴다.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뭐가 우선인지, 약속시간이 언제이고 몇 시에 집을 떠나야 하고 뭘 가져가야 하고. 저녁을 뭐로 할지, 할일 과 약속을 온갖 색깔 포스트잇에 써서 벽에 붙여놓았고 폰에는 알람을 설정해 놓았다. 하지만 내가 정신을 잠깐 딴 데 쓰면 그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 된다.”
▲집중의 어려움= ADHD환자들은 집중을 하는 것이 어렵다.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 왜 집중할 수 없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방에 TV가 수십 대 있는데 소리는 반쯤 줄어있지만 제각기 다른 방송을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이 여러 명 와서 옹기종기 대화를 나누고 있고 아이들은 웃고 재잘거리고 있다. 이것이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저기 한 명이 심각한 표정으로 저에게 중요한 일이 잘못 되었다고 화내고 있다. 그 방이 바로 내 머릿속이다.”
“ADHD를 가진 것은 마치 자신과 멈추지 않고 계속 대화를 하는 것과 같다.”
“내가 끝내야 할 ‘일들’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익사하고 있는 느낌이다. 근데 결코 끝이 없다. 끝없는 무의미한 느낌이다.”
“ADHD는 미로 비슷하다. 항상 재미있고 화끈할 걸 찾지만 차분하게 하는 것도 동시에 찾는다. 미로에는 장애물이 있다. 지루하고 일상적이고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주의력을 필요로 하는 것들. 그걸 피하고 싶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내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기유발과 조직화의 어려움= ADHD 환자들왜 왜 동기유발과 조직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
“마치 컴퓨터가 큰 파일을 열려고 버퍼링 중인 느낌이다. 아무리 해도 버퍼링을 멈출 수 없다”
“뇌에 ‘커짐’ 버튼이 필요한 것 같다. 내 행동의 일부가 ADHD 때문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변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뇌는 18살이지만 몸은 61살인 느낌”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에 혼자 와있는 것 같다, 심지어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느낌이다.
“방에 들어가긴 했는데 왜 거기 가려 했는데 새까맣게 잊어버린 느낌이다. 그런 느낌이 무슨 일을 시작할 때 항상 든다.”
“오래된 기차 같은 것이다. 천천히 출발하지만 일단 가속이 붙으면 서기 힘들다. 내릴 승객이 있지만 무시하고 최종 목적지만 생각해 달려가게 된다.”
“약이 필요한 건 알지만 약을 먹는 매 순간 스스로가 환자라는 괴로운 사실이 되새겨져 먹기 싫어진다. 약을 먹는 한 영원히 정상일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의사는 나쁜 시력을 위한 안경처럼 집중력의 안경이라고 생각하라지만, 가족들조차 나를 부끄러워하는 것이 느껴진다.”
이병학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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