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패 질주 스완지 시티, 무승 질주 번리
스완지 시티는 뉴캐슬-리버풀-아스널-레스터 시티-번리로 이어지는 5연전에서 3승 2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심지어 리버풀과 아스널, 그리고 오늘 잡아낸 번리까지 4위-6위-7위(26라운드 기준)를 전부 잡아내는 이변을 만들었다. 강등에서 탈출하는 것만 아니라, 상위권 팀들에게 패배를 선사하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완지 시티는 이번 승리로 강등권 탈출이 훨씬 쉬워졌다. 당장 강등권 경쟁을 함께하는 팀들이 이번 라운드 상대가 만만치 않다. 뉴캐슬(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스트 브롬위치(vs 첼시), 사우스햄튼(vs 리버풀) 전부 리그 상위권 팀과 경기를 가진다. 또다른 경쟁 상대인 스토크 시티는 이미 에버튼에 3-1 패배를 당한 상황이다.
스완지 시티는 다음 5경기를 브라이튼-웨스트 햄-허더즈필드-사우스햄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치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빼면 전부 비슷한 실력은 가진 팀들이다. 일정이 한층 쉬워진 상태다. 하지만 스완지 시티로써도 방심은 금물이다. 항상 극심한 득점력 빈곤에 놓여 상대 팀과 힘겨운 일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완벽한 순위 상승을 노린다면, 승점 1점을 얻는 것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기성용은 드디어 시즌 마수걸이 골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경기력도 매우 좋았다. 스완지 시티 중원을 이끌며 정확한 패스를 공급했고, 전방으로 올라가 위협적인 돌파와 슛도 선보였다. 경기 초반 잠깐 실수를 범했지만, 다행히도 크게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기성용의 프리미어리그 골은 2015-16시즌 웨스트 햄과 경기 이후 645일 만이다.
번리의 시즌 시작은 좋았다.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첼시를 잡았다. 탁월한 수비력을 통해 시즌 중반을 넘어가는 현재에도 리그 상위권에 안착하고 있다. 다만, ‘수비력만 좋은 것’이 문제다. 리그 10경기 무승 원인은 득점력이다. 번리의 수비력은 강팀들에게도 버겁다. 반대로 공격력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의 팀들을 뚫어내는 것도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번리의 득점력은 리그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
리그 10경기 동안 번리의 성적은 브라이튼(0-0), 토트넘(0-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2), 허더즈필드(0-0), 리버풀(1-2), 크리스털 팰리스(0-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0-1), 뉴캐슬(1-1), 맨체스터 시티(1-1), 스완지 시티(0-1)로 5무 5패다. 2골 이상 기록한 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2 무승부가 유일하다. 심지어 1골도 기록하지 못한 경기가 6경기나 된다.
번리는 현재 승점 36점으로 간신히 7-8위 권을 유지 중이다. 초반 부진했던 에버튼이 치고 올라오면서 점점 순위를 유지하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흐름을 생각하면 10위권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높다. 초반에 벌어놓은 승점은 이미 이득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
번리와 션 다이치 번리 감독의 현 당면 과제는 단조롭고 평범한 번리의 공격 개선이다. 물론 번리는 현재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들이 많아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비슷한 수준의 팀들에게까지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할 필요는 없다. 번리는 애쉴리 반스, 샘 보크스 등 특색있고 능력을 갖춘 공격수들을 그저 방치하고 있다. 최소한 공격수들과 에이스 귀드문드손이 제대로 활약할 발판 정도는 마련해야 한다.
◇ 전반전
양 팀은 측면을 주로 이용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부정확한 공격으로 인해,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았다.
번리는 샘 보크스의 머리를 겨냥한 롱 패스로 공격을 만들어갔다. 샘 보크스가 따낸 공을 애쉴리 반스를 비롯한 2선 자원이 마무리하는 단순한 패턴이었다.
스완지 시티는 글루카스와 다이어를 주로 이용한 공격을 펼쳤다. 글루카스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을 기대할만한 슈팅은 없었다. 다이어는 번리의 거친 수비에 고전하는 듯했다.
번리는 전반전 한두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정짓지 못했다. 스완지 시티는 전반 내내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 후반전
후반 55분, 번리의 귀드문드손이 스완지 시티 골문 구석으로 강력한 슈팅을 날렸으나, 파비안스키가 펀칭으로 걷어냈다.
후반 58분, 드디어 스완지 시티의 유효 슈팅이 나왔다. 조단 아예우가 얻어낸 프리킥을 기성용이 처리했다. 기성용은 번리의 골문으로 낮게 프리킥을 깔아 찼으나, 닉 포프 번리 골키퍼가 잡아냈다.
스완지 시티는 기성용의 프리킥 이후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안드레 아예유를 투입했다. 선발 출장한 조단 아예유와 함께 형제가 필드 위에서 뛰는 모습이 연출됐다.
번리는 장기인 공중볼을 계속해서 활용했다. 샘 보크스와 애슐리 반스가 고립되는 경우가 잦았지만, 연결될 때마다 위협적인 효과가 나왔다.
후반 78분, 스완지 시티가 행운의 기회를 맞았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수비진 사이로 빠졌고, 조단 아예우가 발을 대면서 번리에 위험한 방향으로 굴절됐다. 닉 포프 번리 골키퍼는 완벽하게 역동작에 걸린 상황이었으나, 팔을 길게 뻗어 잡아냈다.
스완지 시티는 후반 막바지 슈팅을 퍼부으면서 골을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81분, 기성용이 낮게 깔리는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닉 포프 번리 골키퍼는 옆으로 빠져나가는 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스완지 시티는 실점 후 강하게 나오는 번리를 상대로 전방위적 압박을 시도했다. 번리가 시도하는 롱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였다. 번리는 스완지 시티의 수비에 동점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는 스완지 시티의 1-0 신승으로 종료됐다.
정백희 기자 new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