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D&A 50년-16] '균형과 절제' 속에 펼친 구자원의 경영철학

채명석 기자

2026-07-18 09:00:00

구인회 LG 창업주 동생 구철회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1999년 11월 LG화재해상보험 계열 분리해 독자경영 시작
"어떤 경우에나 양쪽으로 눈과 귀를 열어야 한다" 원칙
'Pride & Royalty' 바탕으로 신뢰가 내재돼야 한다고 강조

구자원 LIG 회장(오른쪽)이 2007년 10월 25일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 마린위크 2007’에 참가하고 있는 외국 방위산업체 ‘탈레스’ 부스를 방문, 쟝 펠레그랑 탈레스 사장(왼쪽)과 최근 개발된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LIG D&A
구자원 LIG 회장(오른쪽)이 2007년 10월 25일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 마린위크 2007’에 참가하고 있는 외국 방위산업체 ‘탈레스’ 부스를 방문, 쟝 펠레그랑 탈레스 사장(왼쪽)과 최근 개발된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LIG D&A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LIG D&A의 오늘을 있게 한 진봉(晉峰)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1935년 경남 진양군에서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유가(儒家)의 엄격한 가풍 속에서 교육을 받아 어릴 때부터 유난히 책임감이 강했다. 고려대학교 법학대학와 독일 퀄른대학교에서 법률학을 전공한 구자원 회장은 1964년 럭키에 입사한 이후 금성사 이사(1968년), 럭키 상무이사(1970년), 금성통신 상무이사(1974년)와 전무이사(1976년) 등을 거쳐 1978년 2월 금성사 부사장에 취임했다.

‘강한 책임감이 세계를 움직인다.’

구자원 회장은 이 같은 경영철학에 부합하는 목표를 세우고 왕성한 경영활동을 전개했다. 1979년 2월에는 국제증권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증권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어 다시 신영전기 사장을 말은 후 1986년 럭키개발 국내 담당 사장에 올랐다. 이후 1991년 력키개발 부회장, 1993년 금성기전 부회장, 1995년 LG금속 부회장, 1997년 LG정보통신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업종을 경험한 구자원 회장은 과묵하면서도 날카로운 업무 처리와 정확한 판단으로 정평이 높았다. 또한 원칙에 바탕을 두고 목표를 추구하는 동시에 강력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최고경영자의 면모를 갖춘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구자원 회장은 1999년 11월 LG화재해상보험 계열 분리와 동시에 LG화재 회장직을 맡으며, 독자 그룹 경영 시대의 막을 올렸다. 구자원 회장은 보험업이 다른 어떤 사업보다 공익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매력을 느꼈다. LG이노텍 방위사업부문 인수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수 논의 이전부터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사명감을 바탕으로 방위산업을 다른 시각에서 관찰했던 것이다.

구자원 회장은 확고한 경영철학과 탁월한 경영성과 외에도 많은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임직원의 존경을 받아왔다. 2007년 7월 5일 자에 실린 <경남일보>와의 인터뷰 내용에서 구자원 회장의 인생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균형을 유지하는 삶을 살자는 것이 제 인생관입니다. 인생은 항해와도 같습니다. 배가 풍랑을 만나면 중심을 잃게 되듯 인생에서도 중심을 잡기 어렵게 만드는 고난과 역경을 만나게 됩니다. 풍랑을 만난 배는 승객이나 짐의 무게를 최대한 골고루 배치해야만 침몰하지 않습니다. 저는 항상 과잉과 과소의 중간에 존재하는 절제라는 덕목을 지키고자 노력합니다.”

50여 년 동안 다방면에서 경영활동을 펼친 구자원 회장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경영원칙은 ‘균형과 절제’로 압축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나 양쪽으로 눈과 귀를 열어야 합니다.”

구자원 회장은 기업경영에 있어 합리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균형’은 그에게 다양한 영역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했다. 지나치게 매출만 강조하면 수익이 나빠지고, 리스크를 두려워하면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구자원 회장은 수익과 경영 여건 면에서 그다지 좋지 않지만 자주국방을 실현하겠다는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린 후 방위사업부문의 인수를 결심했다.

당시 구자원 회장은 미래 방위산업에서 첨단 무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 주력하는 LG이노텍 방위사업부문의 장래가 밝다고 판단한 것이다.

방위사업부문을 인수한 후 대주주로서 구자원 회장은 넥스원퓨처를 그룹 내 주력 회사로 키우기 위해 인재 계발과 기술력 향상에 과감히 투자했다. 결실은 서서히 무르익어 2015년 현재 2조 원에 이르는 매출 실적을 올리는 국내 최고의 방위산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기업경영에 있어 구자원 회장이 중시하는 또 다른 원칙은 바로 신뢰이다. 구자원 회장은 특히 ‘Pride & Royalty’(자부심과 자긍심)의 바탕에 신뢰가 내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뢰는 소통과 협력을 증진시켜 구성원 능력은 물론 조직역량을 강화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구자원 회장은 기업의 발자취를 기록한 <넥스원퓨저 30년사(2006)> ‘기념사’에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제 넥스원퓨처는 곧 대한민국의 방위산업과 동의어입니다. 넥스원퓨쳐가 없는 대한민국의 국방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의 국방은 넥스원퓨처를 필요로 합니다.”

구자원 회장은 국내 최고의 방위산업체라는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임직원들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 여겼다. 방위산업 종사자라면 민수산업과 달리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는 애국심과 사명감 외에도 자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직과 제품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이 넥스원퓨처를 세계적인 1등 업체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구자원 회장은 로열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기서 로열티란 특별한 규정이나 규율이 없더라도 스스로 회사가 지향하는 바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를 가리킨다. 즉 항상 같은 길을 가서는 이전과 다른 성취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성취하고자 한다면 남과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이 필요하다. 구자원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굽힐 줄 모르는 도전정신과 꿈을 현실로 만드는 노력을 계속해 주기를 주문했다.

자부심과 로열티가 창출한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했고, 보다 높은 수준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구자원 회장의 기대와 바람대로 넥스원퓨처는 국내 제1의 방위산업체로 성장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도하는 기업이 됐다.

한편, 이후 LIG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구자원 명예회장은 2020년 3월 28일 타계했다.

<자료: 나라지키기 40년 LIG넥스원>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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