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메모리 호황에 DS 실적 견인…AI 공급망 진입 최대 성과
2나노·빅테크 수주가 하반기 승부처…파운드리 정상화 시험대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7131540240709000ecbf9426b21815635206.jpg&nmt=23)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가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이익을 메모리 사업이 창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6% 안팎을 기록하며 SK하이닉스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서버용 DDR5 판매 확대, AI 서버 수요 증가가 맞물린 영향이다.
이번 상반기 반도체 사업의 핵심은 'HBM 회복'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기존 D램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AI 전용 메모리다. 특히 생성형 AI 학습과 추론을 진행하는 데 HBM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AI 투자 확대와 함께 HBM 시장이 일반 메모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이유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HBM 매출 기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24년 4분기 40%에 달했다. 다만 AI 메모리 시장이 HBM3E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3E 공급망을 SK하이닉스가 선점하고 삼성전자는 HBM3E 품질 검증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초기 공급이 제한됐다.
![매출액 기준 전세계 HBM 시장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7131546430970000ecbf9426b21815635206.jpg&nmt=23)
HBM 시장은 일반 D램과 달리 한 번 고객사의 공급망에 진입하면 세대가 바뀌기 전까지 거래가 유지되는 특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공급망을 확보한 업체가 생산 경험과 수율을 빠르게 축적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는 구조다. 여기에 매출액 기준으로 집계된 만큼 고부가 HBM3E 판매 비중이 높았던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은 2025년 1분기 13%까지 떨어졌다.
삼성은 기술 경쟁력 회복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HBM3 양산 안정화에 이어 세계 최초로 HBM4E 양산을 발표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냈다. HBM4E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을 비롯해 AI 가속기 성능을 좌우할 핵심 메모리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HBM4E 공급 확대와 고객사 다변화가 본격화되면 삼성의 HBM 점유율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HBM 매출 점유율은 2025년 하반기부터 20%대로 올라섰으며 올해 1분기에도 21%를 기록하며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메모리 시장의 체질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메모리 사이클'이 이어졌지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과 DDR5, 기업용 SSD 중심의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장기공급계약(LTA)도 확대되면서 가격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조감도 [사진=삼성전자]](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7131645430371100ecbf9426b21815635206.jpg&nmt=23)
다만 AI 시대 반도체 경쟁에서는 파운드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 서버 한 대에는 GPU와 AI 전용칩(ASIC), HBM,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결국 팹리스 기업들은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칩을 생산한다. 메모리를 아무리 많이 공급하더라도 AI 칩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도권을 가져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수년째 조 단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파운드리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모두 보유한 세계에서 드문 기업인 만큼 장기적으로 AI 시대 수직계열화 경쟁력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첨단 공정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파운드리에서도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신호가 감지된다.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과 함께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진과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테슬라 차세대 자율주행 AI 반도체 'AI5'의 테이프아웃을 완료했다. AI5는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공정을 적용해 생산될 예정이다.
향후 파운드리 경쟁의 승부처는 2나노 공정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을 양산했지만 초기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 확대에는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3나노에서 축적한 공정 경험이 2나노에서는 오히려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격차는 아직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 358억55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점유율 72.3%로 압도적 1위를 지켰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5% 늘었고 점유율도 4.6%포인트 올랐다. 반면 2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은 32억1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6.5%에 그치며 1.2%포인트 하락했다.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1분기 59.9%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65.8%포인트로 오히려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용인 국가산업단지 첫 반도체 공장의 가동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최대 2년 앞당겨 2029년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용인 클러스터는 향후 6개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첨단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함께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가격 협상 전략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2027년까지 업계 최고 수준의 평균판매단가(ASP)를 유지할 것"이라며 "HBM을 포함한 고부가 메모리 경쟁력이 수익성을 견인하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는 시작됐다"고 전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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