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비전, 한화세미텍에 500억 추가 투입...반도체 장비 사업 지원 본격화

김다경 기자

2026-04-30 16:21:36

'내부 기준'으로 밸류 산정...금융비용 부담 여전
수익성보다 R&D 795억 투자 지속
증권가 "하반기 수주 회복 기대감"

[사진=한화세미텍]
[사진=한화세미텍]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한화비전이 반도체 장비 자회사 한화세미텍에 500억원을 추가 투입하며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세미텍의 기업가치는 약 43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적자 기조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자금 수혈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장비 사업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비전은 한화세미텍의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500억원을 출자한다. 발행가는 주당 15만9729원으로 신주 31만3030주를 전량 인수한다. 증자 이후에도 지분율은 100%로 유지된다.

이번 증자 가격을 기준으로 환산한 한화세미텍의 기업가치는 약 4330억원 수준이다. 다만 외부 투자자 참여 없이 모회사 단독으로 가격이 결정된 만큼 이는 시장에서 검증된 가치라기 보다 한화비전이 내부적으로 인정한 평가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한화세미텍은 앞선 회계연도에도 모회사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출자를 받은 바 있다. 사실상 한화비전의 2년 연속 자금 수혈이 이어진 셈이다. 이는 단순한 재무 지원을 넘어 반도체 장비 사업을 중장기 성장 축으로 육성하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장비 사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한화세미텍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312억원으로 전년(4013억원) 대비 7.4% 증가했다. 매출원가율 개선 영향으로 영업손실은 216억원으로 축소됐다. 전년(612억원) 대비 손실 폭이 줄었다.
다만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보다 기술 확보에 무게를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구개발(R&D)에 795억원을 투입하며 매출액 대비 18.4%에 달하는 비중을 유지했다. 이는 반도체 전·후공정 장비 기술 확보를 위한 선제적인 투자로 풀이된다.

또한 연간 금융비용은 536억원에 달하며 당기순손실은 398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는 줄었지만 이자비용은 증가한 셈이다. 총부채는 3849억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은 158.4%로 전년 대비 약 30%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1950억원까지 확대되며 유동성 부담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투자 사이클 회복과 주요 고객사의 발주 재개를 두고 한화세미텍의 향후 수익성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업황 반등 흐름 속에서 장비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 투자 기조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화세미텍의 모회사인 한화비전이 2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26 연간 실적은 매출액 1조9360억원, 영업이익 2033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1%, 25.2% 증가한 수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산업용장비(한화세미텍)부문은 2분기부터 그간 지연됐던 SK하이닉스의 TC본더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와 2027년 실적 전망에 대한 투자자 시각도 점차 우호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전일 공시에서 밝힌 바와 같이 반도체 장비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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