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잇 스탠드로 인한 성범죄 의혹, 준강간죄 성립 요건 따져봐야

박경호 기자

2023-06-02 12:18:00

원나잇 스탠드로 인한 성범죄 의혹, 준강간죄 성립 요건 따져봐야
[빅데이터뉴스 박경호 기자]

클럽 등에서 이성을 처음 만나 성관계를 맺은 후 단순히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을 일명 '원나잇 스탠드'라고 한다. 술에 취해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진 상태에서 성관계가 이뤄지다 보니 다음날 동의 없는 성관계를 했다며 상대를 신고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동의 없는 성관계는 명백한 범죄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인 것을 이용해 간음할 경우 준강간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심신상실은 약물이나 술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준강간죄에 대한 처벌은 강간죄 처벌 수준과 동일하다.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유죄판결이 선고될 경우 실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어 최대 30년간 관할 경찰관서에 신상정보를 등록되고, 변동사유가 발생하면 20일 내에 방문해 신고를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교육 이수명령이 선고되며 특정 기관 취업이 제한될 수 있다.

법무법인 더쌤 전주 및 서울 지점을 운영하며 전국 단위에서 의뢰인을 만나고 있는 김광삼 형사전문변호사는 "준강간 사건은 피의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첨예하게 대립한다"며 "억울한 상황이라면 스킨십이 강제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과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따져 상대가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나 대응, 조절 능력이 없는 상태가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준강간죄 사건은 은밀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증거수집이 쉽지 않다. 그러므로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이 일어난 경위와 과정 및 피해자의 태도,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평소의 관계, 범행 후의 정황, 관련 주변 정황 확보,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소통 내용 등 다양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진 만큼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엄중한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전주형사전문변호사는 "준강간과 같은 성범죄 사건은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는 문제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피의자가 자신이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법률 지식이 부족한 개인과 법원의 판단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며 "준강간죄와 성범죄에 대한 이해 없이 섣불리 대처할 경우 더욱 난처한 상황이 될 수 있으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경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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