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디어…방송 제작 환경 큰 변화

기사입력 : 2020-11-03 17:50:00
center
편지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Un-tact)’가 일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 및 미디어 산업에도 이에 따른 큰 변화가 찾아왔다.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논의하는 ‘포스트 코로나’ 담론이 또 하나의 뜨거운 이슈인 지금,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들이 겪은 제작환경의 변화와 함께 그들의 대응방식을 관찰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제작’ 방식만이 지닐 수 있는 강점에 대해서 논하며 어떻게 ‘온택트’ 프로그램들이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의 일상은 어느새 ‘사회적 거리두기’로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게 되는 문화가 정립되었고, 재택근무 등의 이유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미디어 플랫폼을 시청하는 시간 또한 전보다 길어졌다는 분석들이 많다. 2020년 4월 나스미디어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디어 수용자의 전반적인 영상 시청 시간이 늘어났으며 10명 중 7명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결과가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 산업에서 코로나19는 큰 위기임과 동시에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 블루’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가운데, 영상 콘텐츠로 위로를 건네는 존재로서 미디어 플랫폼의 위상이 변화하기도 했다.

매체 자체를 시청하는 시간이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방송 미디어 산업에 코로나19는 매우 큰 타격을 입혔다. 크게 위축된 경제활동은 광고 지출의 급감을 초래했고, 광고수익에 의존하던 방송사들과 일부 플랫폼들은 생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디어 소비에 대한 지출과 프로그램 제작 투자 비용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환경이 겪게 된 이러한 위협을 단순히 단기적인 문제로 진단하고 이 위기를 ‘잘 버틴다’기 보다,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으로 파악하여 이에 따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방영 혹은 제작이 전면 취소된 사례도 있었고, 많은 프로그램들은 제작 방식을 ‘비대면 녹화’로 변경하였다.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도 무관객으로 결승전을 진행했으며, KBS 2TV의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뮤직뱅크' 등과 같은 음악프로그램들도 무관객으로 촬영 방식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무관중 녹화’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온택트 녹화’를 시도한 사례도 존재한다.

'히든싱어6'는 기존 시리즈에서 고수해온 방청객 투표 방식을 진행할 수 없게 되자,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를 하고 ‘온라인 국민판정단’의 투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제작방식을 변경하였다. 이는 약 9천명의 실시간 참여를 유도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비대면 녹화 방식의 장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급변의 시기이자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는 미디어 산업에서 ‘비대면 녹화’ 이외에도 새로운 시도를 한 프로그램이 있다. 기존에 해외촬영이 필수적이었던 프로그램의 경우 촬영 자체가 어려워지는 위기에 봉착했는데, 그 결과 무기한 촬영 중단 혹은 국내로 촬영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에서의 버스킹 공연을 촬영해 인기를 얻어온 JTBC의 '비긴어게인' 시리즈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작진들은 단순히 공간을 ‘국내’로 바꾸는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형태의 ‘드라이브 버스킹’ 방식으로 방역지침을 준수한 버스킹 공연 촬영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많은 미디어 수용자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고, ‘코로나 시국’에 새로운 ‘힐링’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많은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분야와 미디어 플랫폼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온택트 콘서트’도 그들만의 새로운 행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야 하는 공연의 특성상 대부분이 취소되거나 제한적으로만 진행되었다. 문화생활을 하기 어려워진 국민들에게 MBC '놀면 뭐하니?'의 ‘방구석 콘서트’와 같은 ‘랜선 콘서트’ 프로그램은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KBS2는 가수 나훈아의 단독콘서트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기획 및 송출해 전연령층에게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오히려 기존에 ‘나훈아 콘서트’는 연령대가 있는 소비자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이 공연이 ‘온택트’로 송출되며 더 많은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이를 관람하고 즐기며 ‘세대의 통합’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확산 초기에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제한된 ‘제작발표회’의 경우에는 현재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되는 방식으로 대부분 변경되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보건교사 안은영'의 제작발표회는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생중계로 이루어졌으며, ‘제작발표회’에서 팬과 직접 통화를 하는 코너를 가지는 등 비대면 형식 안에서 새로운 소통의 시도들이 이어졌다. 또한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젤리’ 캐릭터들이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둥둥 떠다니는 컴퓨터 그래픽은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였고, 큰 화제를 얻으며 성공적인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렇게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겪으며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한 방송 미디어 산업에서는, 이에 적응하며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더 많은 플랫폼들을 사용하여 시청자들에게 더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미디어 환경 내의 변화는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또한 기존의 촬영 관습을 고수해오던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더 많은 고민과 발전에 노력을 기울여 ‘온택트’ 형식에서만 가능한 혁신적인 방송형태를 고안해냈다. 그 결과 비대면 녹화방식으로 보다 더 많은 수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디어 수용자들과 적극적 소통을 시도할 수 있었다.

많은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기를 대비하고자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온택트 콘서트’의 경우 공연의 생생한 현장감을 그대로 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음에도, 인원제한 없이 많은 소비자들이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과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공연문화에서 이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자 ‘보완재’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형식적으로 고수되어 온 기존의 제작발표회 및 촬영현장이 비대면으로 변화하면서, 더 많은 이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는 기존의 비효율적이고 전통적인 관행을 타파하는 혁신적인 시도로서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도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