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KY캐슬' 주얼리 디자이너 정재인 "좋은 분들과 함께한 덕분에 행복"

2019-01-31 18:57:32

민휘아트주얼리 정재인 작가
민휘아트주얼리 정재인 작가
[빅데이터뉴스 박성준 기자]
청담동에 자리한 민휘아트주얼리는 도로에서 건물을 바라보면 눈에 띄는 장치하나 없지만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밝고 환한 분위기가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마치 갤러리에 온 듯 잘 진열된 물건들을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또 한 번의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주얼리 회사지만 주얼리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얼리와 함께 예술 작품과 라이프스타일 오브제, 소품들이 공존하는 모습이 한 눈에 보여지며 주얼리에 대한 시각을 확 트이게 만든다.

쇼케이스 마다 다른 종류의 작품들이 다른 분위기를 내며 섹션 별로 잘 구분돼 있다. 각각의 전시관이 플래그십과도 같은 아우라를 내뿜고 있는데, 섹션마다 넘치는 옵션을 가진 다양한 작품들이 시선을 빼앗는다. 다양하지만 어수선한 느낌이 없다는 점이 신선하다. 모든 파트가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으면서도, 각 섹션의 멋스러움이 더해져 '유일무이한 아름다움'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완성되고 있다.

이토록 종류가 넓어지게 된 바탕에는 고객 하나하나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는 민휘아트주얼리의 가치관이 깔려있다. 개개인의 감성에 '딱 맞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은 사극, 시대극, 현대극, 케이팝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대중매체를 매료시켰다.

다양한 매체에 조명된 민휘아트주얼리의 주얼리는 한 가지가 아니다. 최고가의 다이아몬드 예물세트부터 전통 장신구와 케이팝 스타의 무대 주얼리까지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주얼리라고 하면 금속과 원석의 조합이 떠오른다. 하지만 민휘아트주얼리는 가죽, 패브릭, 깃털, 퍼, 태슬, 나무, 유리, 도자 등 표현 소재의 폭을 넓혔다. 이에 정재인 작가는 의뢰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얼리의 소재, 그리고 주얼리를 생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연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재인 작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법을 연구하고 실험해 공예와 대량 생산 사이를 넘나들며 새로운 디자인 세계를 구축했다. 그리고 그녀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담긴 작품들은 전통과 혁신의 상징처럼 여겨지게 됐다. 자신이 구축한 디자인 세계를 내세우기보다 타인의 의견을 먼저 경청하기를 자처한 디자이너의 태도 그 자체가 남다른 디자인 세계를 만들게 해 준 것이다.
'SKY캐슬' 이태란 결혼반지 / 사진=JTBC
'SKY캐슬' 이태란 결혼반지 / 사진=JTBC
"저 혼자서 생각하고 디자인했다면, 이처럼 다양한 디자인을 하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저는 디자인을 의뢰하는 사람들하고도 함께 디자인하고 있어요. '내가 디자인을 했다고?'라며 의아해하시는 고객분도 계시는데요.(웃음) 단지 '어떤 것이 더 좋다'는 단순한 의견도 큰 도움이 돼요. 그런 의견들이 디자인의 시작점이 되고 가지치기 해나가는 과정을 거쳐 완성품이 나오게 되니까요"

정재인 작가의 이런 적극적인 에티튜드는 소비자를 단지 관람하게 만들지 않고 참여하고 싶게 만든다. 이렇게 가치 창출이 일어나는 지점을 새롭게 정의해나가는 열린 사고가 브랜드 내부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최고의 실력과 열정을 가진 분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늘 결과물이 좋아요. 덕분에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고요"

늘 최고의 작품을 선보이며 화제를 몰고 왔던 민휘아트주얼리의 전성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요즘 최고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자랑하는 드라마 'SKY캐슬'과 '황후의품격'에서도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Q.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다는 드라마와 영화, 케이팝 등의 매체를 통해 계속해서 좋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어요. PPL을 통한 결과물도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어떤 영업 비결이 있나요?

영업 안해요. PPL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영업을 하나요.(웃음) 좋은 디자인은 어떤 영업 수단도 뛰어넘는다고 믿어요. 수많은 고객들과 믿음을 바탕으로 여전히 디자이너 활동을 활발히 하고 계신 우리 어머니를 통해 배웠어요. 저 역시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데 온 에너지를 쏟아요. 늘 그렇게 해왔어요. 방송 디자인은 바로바로 피드백이 와요.

급박한 시간 내에 좋은 결과물을 내기 때문에 꾸준히 일이 주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저 혼자 하는 일은 아니에요. 의뢰해주시는 분들과 대표님으로 계시는 김민휘 작가님, 우리 회사의 직원 분들의 의견이 다 반영된 결과물이에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덕분에 계속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고 있어요. 감사한 일이죠.

Q. 정재인 작가의 이름이 알려진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지금까지도 장신구가 예쁘다는 평이 많은 드라마에요. 한국을 넘어 외국에서도 반응이 대단했어요.


그렇게까지 좋은 평을 받고, 다양한 패션쇼와 전시에 참여하게 될 줄 몰랐어요. 이후에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계기도 '장옥정' 덕분이었죠. 관계자 분들께서도 '장옥정'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고요. 진짜 열심히 하기는 했어요. 어떤 평가를 바라고 했다기 보다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요. 제가 매순간 최선을 다 하고 싶도록 드라마 팀에서 많은 것들을 배려해주시기도 했고요.

사실 처음 시작한 작품으로 너무 큰 호평을 받고, 어디를 가나 저만 보면 '장옥정' 이야기를 하니까요. 그 때는 그게 마냥 기쁘다기 보다는 그 타이틀을 빨리 뛰어 넘고 싶다는 생각, 뭔가 더 획기적인 것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렇게 큰 호평을 받기에는 스스로가 부족한 점이 많아서 빨리 내공을 더 쌓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뒤에 일을 정말 많이, 또 다양하게 했죠. 잠도 안자고, 뭐 다른 것 안하고, 진짜 일만 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것까지도 다 감사한 작품이에요. 너무 과분한 평가를 받았기에 더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요. 또, 살면서 그렇게 큰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것도 행운이죠. 제가 다 잘했다기 보다 함께 한 사람들이 정말 좋았고, 상황적으로도 여러 가지가 잘 맞았어요.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재인 작가의 마음가짐이 더 대단한 것 같아요. 보통은 어떤 일을 열심히 하고, 그걸로 주목을 받으면 그걸 활용해서 홍보나 마케팅에 집중해 돈을 벌거나 유명해지고 싶어 하잖아요. 근데 호평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이용하려고도 안했어요. 오로지 실력을 쌓는데 집중한 모습이 겸손하면서도 참 멋지네요.


자기 객관화를 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불안한 상황이 싫어서 해소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즐겁게 일하기는 했지만 한 작품 밖에 안했는데도 대단한 주얼리 디자이너처럼 소개가 되니까 부담스러웠죠. 아직 이 일에 대한 스스로의 이해가 부족한 상태인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래서 빨리 내가 평생 해도 좋을 일인지, 직업이라고 말해도 좋을 일인지 알고 싶었어요. 제 스스로의 만족도도 중요하니까요. 일을 계속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으면 빨리 그만두고 다른 일 찾으려는 생각도 했어요. 일단 열심히 장르 별로 10 개씩만 더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매번 좋았어요. 계속해서 유의미한 성과도 났고요. 계속 잘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는 지점이 오더라고요.

'황후의 품격' 신성록·장나라의 결혼반지 / 사진=SBS
'황후의 품격' 신성록·장나라의 결혼반지 / 사진=SBS
Q. 일을 얼만큼 잘하게 되었을 때 자신감이 생기던가요?

일은 뭐 하다 보면 실력은 계속 느는 것 같아요. 일 그 자체보다도 내 사람들이 생겼구나 싶어졌을 때 자신감이 생겼어요. 몇 작품을 함께 하면서 신뢰를 쌓은 분들과 솔직한 이야기들을 주고받게 되었을 때, 옆에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분들이 분야별로 생겼다는 것이 느껴지는 때가 오더라고요.

솔직히 이 일은 혼자서는 잘할 수가 없어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진짜 중요해요. 내가 아무리 잘하더라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나를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저도 일을 못할 수가 있거든요. 제가 하는 일이 원래 만들어져있는 분야가 아니니까 더 그래요.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시는 분들, 정말 좋은 분들 덕분에 나도 한 번 열심히 해봐야겠다, 나도 내 일로 뭔가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됐어요.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시는 마음들이 계속해서 열심히 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Q. 여유가 느껴지네요.

일을 많이 해서 절대적인 양이 쌓이니까 어느 정도 마음 적으로 여유가 생기게 된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들이 많기는 한데 인연이면 되겠지 편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Q. 최근 2년 동안은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활약이 그야말로 눈부셨는데도 말이에요. 거의 모든 대중매체에서 쉴 새 없이 민휘아트주얼리가 보일 정도였죠. 그런데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이유 역시 비슷한 이유였을까요?

그런 부분이 없지는 않았어요. 인터뷰에 붙는 수식어들이 계속해서 너무 화려해지니까 또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싶었어요. 그 수식어를 따라가려면 빨리 또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기자님들께서 저를 너무 좋게 봐주시고, 기사를 정말 너무 잘 써주세요.(웃음) 감사한 일이에요. 정말 좋은 분들 덕분에 제가 계속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 많이 해요.

Q.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대표작 말고, 정재인 작가님이 꼽는 대표작이 있을까요?

일을 하면서 대표작을 내가 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사람들이 계속해서 저의 대표작이라고 이야기해주는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대표작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는 것들이 다 비슷하기도 하고요. 저는 솔직히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웃음) 참여한 작품은 다 소중하고 좋아요. 시청률이 낮았거나, 작품적으로 혹평을 받았어도 저는 다 좋아요.

Q. 얼마 전에는 이태리에서 큰 행사에도 참여하고, 전시회도 가졌어요. 어머니 김민휘 작가님께서 이태리 주얼리 대회에서 수상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이태리 정말 너무너무 좋았어요. 처음에는 가기 싫었어요. 이태리에 갈 무렵에도 너무 바빴어요. 그냥 놀러가는 것도 아니고, 일 때문에 이태리를 가는 거였는데도 가기가 싫은 거예요.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 외국을 가야 된다니 싶어서 안 간다고 떼를 엄청 썼어요. 제가 멀리 가버리면 다 펑크 날 것 같아서 불안했어요. 실제로 공항 가는 차에 타기 직전에도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고 있었어요. 엄마가 이젠 진짜 차 타러 내려가야 된다며 끌어내셨어요.(웃음) 짐도 제대로 못 싸고 로밍도 안하고 그냥 가방 하나 덜렁 가져갔을 정도로 준비 없이 갔어요.

정말 가기 싫었는데, 가서는 매일 매일이 행복했죠. 그리고 제가 없다고 펑크 나는 일 하나도 없더라고요.(웃음) 어머니, 우리 민휘아트주얼리 식구들 모두 너무 잘하시니까 제가 없어도 아무 문제없었어요. 이태리에 갔다온 뒤로 '나 없어도 되는구나'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심적으로 여유가 더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스위치' 장근석과 한예리의 디케 목걸이 / 사진=SBS
'스위치' 장근석과 한예리의 디케 목걸이 / 사진=SBS
Q. SBS '스위치'의 정의의 여신 '디케 목걸이'를 이태리에서 제작했던데 감회가 남달랐겠어요.

로마에 왔을 때, 로마의 여신 디케 목걸이 제작 의뢰를 받으니까 운명 같았어요. 뭔가를 참고하고 싶어서 로컬 쥬얼리 매장을 다 돌아다녔는데도 저울 목걸이를 찾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이태리에서 유명한 보석 세공인을 찾아가서 목걸이 제작의뢰를 했는데 작업 과정은 정말 좋았어요. 배우는 것도 많았고요.

근데 한국에 있는 우리 민휘아트주얼리 공방에서도 조금 다른 콘셉트로 디케 목걸이를 제작했는데요. 결국 민휘아트주얼리 것으로 방송에 나가게 됐어요. 역시 민휘아트주얼리는 방송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구나 싶어서 뿌듯했죠.

Q. 디자이너로서 이태리와 한국 세공사와 조율하는 부분이 다른 점이 있었나요?

디자인이나 작업 스타일도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에요. 이태리 장인 분께서 방송 촬영 시간을 안 맞춰주시더라고요.(웃음) 근데 그건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장인 분들이 그러세요. 시간에 쫓기면 퀄리티가 낮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작품을 내놓느니 아예 안하겠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세요.

솔직히 우리 공장장님을 설득하는데도 오래 걸렸어요. 우리 공장장님도 장인 분이신데, 당연히 작품에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죠. 근데 이런 급박한 상황들을 이해해주시고, 잘 맞춰주세요. 먼저 더 할 것 없냐는 말씀도 해주시고요. 이 나이 되어서도 늘 도전하고 배운다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존경스럽죠. 이제 우리 공장은 시스템이 다 잡혀서 하루 만에 만들고 이런 것이 어렵지 않게 됐어요. 근데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주어지면 좋기는 하죠.

Q. 드라마 '스위치'에 '디케 목걸이'가 매우 중요하게 등장했어요. 장근석이 1인 2역을 했는데, 그 비밀을 한예리가 목걸이 때문에 알아차리게 됐죠.

저도 목걸이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조각상에 목걸이가 들려있을 때와, 한예리씨께서 착용했을 때의 목걸이의 크기를 다르게 제작했어요. 미술팀에서 비율이 다르니까 크기도 다르게 제작하면 어떻겠냐고 먼저 말씀해주셨는데, 좋은 의견 같았어요. 근데 제작하는데 애 먹기는 했어요.(웃음) 디자인이 같아도 크기가 달라지면 원본부터 새로 다 다시 잡아서 만들어야 하거든요. 근데 예쁘게 나와서 뿌듯해요. 또 감독님께서 조각상에 걸린 장면을 회상 씬으로 쓰시면서 그 장면이 정말 많이 나오더라고요. 목걸이 타이트샷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정말 감사했어요.

서영수 씨가 한예리 씨께 "그 목걸이 정의의 여신 디케의 저울 목걸이 아니야? 14K냐, 18K냐?", "저울 목걸이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이에요"와 같은 대사들은 정말이지 선물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너무 신나서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르겠어요.(웃음) 길대로가 극 중에서는 조금 얄미운 캐릭터였는데, 그런 목걸이 이야기를 자꾸 해주니까 저는 길대로가 너무 좋았어요.

'스위치' 자수정 반지 / 사진=SBS
'스위치' 자수정 반지 / 사진=SBS
Q. 목걸이가 '정의'라는 의미가 담겨있어서 뜻과 스토리가 좋았어요. 목걸이가 드라마에 잘 녹아들었죠.

실제로 주문자 주소에 사법연수원이 찍혀있는 경우도 있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웃음) 실제로 디케 여신상은 한 손에는 저울을,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데요. 목걸이는 저울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칼이 중심을 잡아주도록 디자인됐어요. SBS 아트텍 송지현 의상 디자이너님과 의논을 많이 하면서 함께 만든 목걸이에요. 열정이 남다르신 분이라 작업 과정이 항상 즐거워요. 이번에도 정말 좋았어요. 덕분에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결혼반지로 나왔던 자수정 반지도 디자인이 독특했어요. 보라색으로 물들여진 스위치 타이틀 화면에서도 반지가 임팩트있게 등장해서 더 눈길을 끌었죠.

그 반지도 송지현씨와 의논하면서 만들었어요. 타이틀 화면에 반지가 너무 예쁘게 나왔어요. 마치 반지 CF처럼 나와서 정말 기뻤어요. 정말 신기했던 일이 있는데요. 자수정 반지를 촬영하는 날, 반지를 현장에 보내고 우리집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친구를 만났어요.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였어요. 그것도 스위치에 나오는 주얼리 디자인 등록에 대한 것을 물어보려고 만났던 것이었는데요.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제 앞 테이블을 보니까 스위치 대본들이 있는 것이에요. 그 때가 방송하기도 전이었거든요. 대본 읽고 계신 분들은 감독님과 조감독님 두 분이셨고요. 2층짜기 규모의 큰 카페였는데 제 앞 테이블에 앉아계신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웃음) 촬영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에 감독님을 외부에서 뵙게 될 줄 몰랐거든요. 우리 집 쪽에서 촬영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요. 그렇게 우연히 만났던 덕분에 주얼리가 더 잘 나왔나 싶기도 해요. 재밌고 신기했던 일이에요.(웃음)

Q. 우리나라에서 커플링, 프러포즈 반지, 결혼반지를 제일 많이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아닐까 싶은데요.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프러포즈의 순간도 봤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일만 하는 것 같아요.

제 연애운을 남들 결혼반지에 다 쏟아줬나 싶을 정도로 뭐가 없어요.(웃음) 근데 정말 뿌듯해요. 드라마를 통해서건, 실제로건 우리 주얼리로 행복한 순간이 봉인된다는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죠. 솔직히 내가 결혼반지를 낀다고 생각하면 아직 와 닿지가 않아요.

그냥 언젠가는 운명의 상대를 만날 것 같기는 한데, 아직 못 만났어요. 솔직히 지금 생활에 크게 불만이 없어서 간절하게 누군가를 찾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고양이를 키우게 된 다음에 더 그래요. 누가 고양이를 독립적인 동물이라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애기처럼 하루 종일 따라다니는데 진짜 예뻐요.(웃음)

'같이살래요' 한지혜 청혼 반지 / 사진=KBS
'같이살래요' 한지혜 청혼 반지 / 사진=KBS
Q. SBS 드라마 뿐만 아니라 KBS 드라마에서도 민휘아트주얼리를 많이 만나볼 수 있어요. KBS 방송국에서 수상한 사진을 봤어요. KBS 드라마를 통해서도 많이 활약 하고 있는데, KBS에서 수상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저 그 날 엄청 울었어요.(웃음) 상도 물론 감사하지만, 함께 일하는 분들의 마음 씀씀이 때문에 정말 행복했거든요. KBS, KBS 아트비전에 정말 너무나도 따뜻하고, 또 훌륭하신 분들이 많아요.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그런 기운이 있어요. 이번년도에 많은 작품에 참여했는데, 수상 전에 언급해주셨던 작품이 '같이 살래요'였어요. 강윤정 팀장님, 송인후 팀장님 덕분에 정말 너무 행복하게 작업했던 드라마에요. 작품 끝나고, 주얼리들 반납해주시던 날에 두 분께서 매장에 오셨는데요. 같이 밥 먹어야 된다고 어머니와 제게 밥도 사주셨어요.(웃음) 배려 받은 게 워낙 많아서 당연히 우리가 샀었어야 하거든요. 어쩌면 그렇게 마음을 써주시나 놀랄 때가 많아요.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두 분 다 워낙 동안이셔서 자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대화 도중에 경력이 20년이 넘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정말 놀랐어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 세월이면 일에 대한 열정이나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같은 것들이 어쩌면 무뎌질 수도 있잖아요. 진심으로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솔직히 방송에 노출되고 싶어 하는 협찬처들이 정말 많잖아요. 그런데도 전혀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시고 항상 배려해주시고, 존중해주세요. 일에서 뿐만이 아니라 그런 배려심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더 좋아요.

Q. 정재인 작가의 답변을 자세히 들어보면 공을 다 함께 한 것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어요.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요?

제 작품 리스트 중에 온전히 제 생각과 제 손만으로 나오는 것이 거의 없어요. 다 함께 만들었어요. 원래 좋은 작품이 나오려면 협업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민휘아트주얼리 내부에서도 협업이 이뤄지지만, 외부와도 협업이 이뤄지고 있죠. 협업이 잘 되려면 서로간의 존중이 꼭 필요해요. 각자 맡은 바를 열심히 하면서 서로의 분야에 대해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고, 또 배려해줄 수 있는 부분 배려해주고, 신경써주는 등 여러 가지 믿음이 필요하죠. 솔직히 어떤 사람들과 일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분들과 일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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