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의 핵심 인재 육성·검증 전략 다룬 보고서 발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정 절차가 시작되는 12월 앞두고
포스코 스스로에 관한 질문 던지고 답 구했다는 해석 제기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지난 14일 배포한 ‘차세대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보고서에서 애플, 구글의 핵심인재 육성·검증 전략과 시사점에 대해 정리했다.
보고서는 애플과 구글의 여러 사례 가운데에서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회사를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초기 가능성만 놓고 어떻게 선별하며, 이들을 어떻게 키워내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차세대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이는 포스코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양사 관계자 인터뷰에 기반해 작성했다는 보고서는 두 회사가 세부 운영방식에는 차이가 있으나 핵심인재를 단순히 선발·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성장시키고 지속적으로 검증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요약하면, 첫째, 핵심인재 육성의 중심이 ‘교육’에서 실제 업무 경험과 ‘스트레치 어사인먼트(Stretch Assignment)로 이동하고 있으며, 둘째, ‘한 명의 상사가 판단하는 인재’가 아니라 ‘다수 리더가 함께 검증하는 인재’로 선발 방식을 전환했으며, 셋째, 과거 성과뿐 아니라 다른 환경에서도 성과를 재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중시했다.
결국 선진기업의 핵심인재 육성은 ‘선발된 사람에게 더 많은 교육을 제공하는 체계’에서 ‘더 어려운 역할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여러 리더가 그 과정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향후 핵심인재 육성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교육 프로그램 중심의 접근을 넘어 소수 정예 Pool 선발 → 교차·집단 검증 → 스트레치 어사인먼트 및 크로스 펑셔널(Cross-functional 경험) → 상위 리더·멘토의 밀착 육성 → 정기적 풀 재검증 → ⑥ 승계(Succession) 및 사업성과 연계가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정 인재에게만 기회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방식보다, 구성원이 성과와 잠재력을 입증하면 핵심 경험과 역할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성장 기회의 개방성과 풀 진입 가능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래전부터 전통산업이자 굴뚝산업인 철강 사업을 지식 집약을 기반으로 한 종합소재사업으로의 고도화를 추진해 온 포스코는 역동성 있고 발 빠른 기업으로의 변화를 위해 미국의 테크기업의 기업문화를 벤치마킹해 왔다. 특히 정준양 회장은 2011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방한했을 때 직접 협력을 제의해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이 운영 중인 핵심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애플, 구글과 비교해 큰 틀에선 동일한 지향점을 위해 구축했으며, 사업의 특성에 따라 디테일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은 오너가 없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국내외를 망라하고 가장 완벽한 전문경영인 위주의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경영한 주력기업인 포스코를 비롯해 각 계열사는 글로벌 상위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포스코그룹이 자체 구축한 리더 육성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전현직 포스코그룹 임원들은 갈 길이 멀다고 하지만, 적어도 국내 재계에선 포스코그룹의 경영체제는 다른 오너 기업보다 공정하고 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정치권·사회권 리스크라는 옥에 티가 어렵게 구축한 인재 양성 프로그랩의 위상을 갉아먹고 있다. 탄탄한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차세대 리더 후보들을 만들어냈지만, 회장 선임 절차만 되면 청와대 또는 국회 누가 밀어주는 인사, 포항 지역에서 덕망을 얻은 인사 등 소위 말하는 라인이 어디냐가 길러진 경영능력보다 앞선 잣대로 입에 오르내린다.
애플과 구글 사례에서 목격한 사실이지만, 기업에 있어 CEO의 교체는 영광스러웠던 과거 성공의 미련을 뒤로하고 미래에 맞이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맞이한다는 측면에서 임직원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과 가치망을 함께 구성하는 협력사와 경쟁사, 고객과 주주 등 모두가 관심을 두는 축제로 진행된다.
반면, 포스코그룹은 위에서 언급한 핸드캡 때문에 선임 과정 때마다 부정적인 색채가 더 강한 ‘사건’으로 치부된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 12월부터 차기 회장 선출 프로그램이 가동한다. 2023년 장인화 회장이 최종 후보로 내정됐을 때 자동 연임 절차를 없애고 현직 회장과 후보들이 동일한 선상에서 평가받겠다고 선언한 지 이를 처음으로 적용해 치러진다.
이미 그룹 내외부에서 잠재 후보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빠르면 10월부터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의 성과를 따져 묻는 것은 경영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지만, 끊임없이 제기되는 선출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경영연구원의 보고서가 배포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보고서의 내용이 연구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다고 밝혔으나, 시기상 미묘한 해석을 남길 여지를 만들었다.
재계 관계자는 “겉보기엔 아무 관련 없어 보이지만, 내면에는 포스코그룹의 고민이 보고서에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어김없이 반복되는 인사 잡음을 없애려는 방안의 답을 얻기 위해 포스코그룹이 질문한 것으로, 올해 차기 회장 선출 과정도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O 스트레치 어사인먼트(Stretch Assignment)
직원이 현재 보유한 능력이나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도전적인 과제나 임시 프로젝트를 맡아,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재 육성 방식
O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
핵심 직위의 공백에 대비하여 내부 인재를 미리 식별하고 육성하는 전략적 프로세스
O 크로스 펑셔널(Cross-functional)
조직 내 다양한 직무와 부서의 사람들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는 방식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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