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인사법에 명시된 징계의 목적은 군 기강 확립과 질서 유지에 있으나, 실무상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되는 양정 과정은 종종 형사 재판의 양형보다 가혹하게 작동하는 모순을 보인다. 이는 형사 절차에서 보장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나 증거 재판주의가 징계 절차에서는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비위의 동기나 평소의 공적을 세밀하게 살피기보다는 결과 중심의 엄벌주의가 우선시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한 동일한 사안으로 형사 처벌과 징계 처분을 동시에 받는 직업군인의 경우, 형사상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징계위원회에서는 이를 군 위신 실추로 간주하여 최고 수위의 징계를 의결하는 등 이중 처벌의 소지마저 다분하다.
결국 징계권자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점이 군징계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징계권자에게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으나 그 행사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경우에는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며 징계 처분의 경감이나 취소를 구할 수 있다.
직업군인에게 내려지는 징계는 일반 공무원보다 훨씬 가혹한 인과적 연쇄 효과를 불러온다. 단순히 당장의 급여가 삭감되는 수준을 넘어 신분 유지 자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우선 경징계인 견책 처분만으로도 향후 진급 심사에서 사실상 영구적인 결격 사유가 발생하며 이는 장기 복무 선발이나 주요 보직 해임으로 이어져 직업적 성장의 사다리를 완전히 걷어차는 결과를 초래한다.
경제적 타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강등 이상의 중징계 처분이 확정될 경우 십수 년간 헌신한 군 생활의 결실인 퇴직급여 및 퇴직연금이 대폭 삭감되거나 수급권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경제적 파멸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특히 징계 처분 이후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현역복무부적합 심사는 사실상 강제 퇴출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어, 징계 항고 단계에서의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가 직업군인의 생존권을 사수하는 마지막 보루가 된다.
군징계 사건은 군 조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법적 전문성이 결합되어야만 승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단순히 법조문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군이라는 특수 집단의 논리를 깨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군 군사법원장 출신의 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는 “군징계는 일반적인 행정징계와 궤를 달리한다. 징계위원회 위원들이 법률 전문가가 아닌 영관급 장교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법리적 방어보다는 지휘권 보장이라는 명분에 매몰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형사 사건과 연루된 징계의 경우 형사 판결의 확정 전 내리는 성급한 징계 처분은 위법의 소지가 다분하다. 비위 행위의 경위, 과거의 헌신, 징계로 인해 당사자가 입게 될 피해의 불균형성을 법리적으로 입증해야 항고 및 행정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인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hi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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