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4.76% 내린 7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3.19% 하락하며 5만7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당초 시장에선 적극적으로 중장기 자본정책을 발표한 이들 지주사들을 유력한 지수편입 종목으로 예상했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금융주도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밸류업 조기 공시로 특례 편입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이 각각 5.14%, 1.33% 하락했으며, 메리츠금융지주(0.53%), 한국금융지주(2.17%), 키움증권(3.69%), 미래에셋증권(2.31%), DB손해보험(6.58%), 현대해상(1.5%) 등도 줄줄이 내렸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전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100개와 선정 기준을 공개했다. 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 평가(PBR)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 중 자본효율성(ROE)이 우수한 기업을 추려냈다. 금융 업종에서는 신한지주, 삼성화재, 메리츠금융지주 등 10개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선정 시 특정 산업군에 편중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상대평가방식'을 채택했다. 또 밸류업 공시를 조기에 이행하거나 우수한 성과를 보인 기업들을 우대해 편입하고, 산업군별 PBR 상대평가를 통해 가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포함시켰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지수 선정 결과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이 제외된 것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것이라는 평가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총 편입 종목 100개 중 금융사는 10개사가 포함됐다"며 "올해 금융사들, 그중에서도 은행계 금융지주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거나, 혹은 발표 예정으로 관련 기대감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KB금융과 하나금융 등의 편입 제외는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진단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요 금융주 대부분이 편입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2개 종목 편입에 그쳤다"며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중장기 자본정책을 발표, 이행한데다 다가오는 10월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발표를 예고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다소 의외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재우 연구원은 "이번 지수 편입에 실패한 금융사들 중 은행계 금융지주사들 등 당초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이를 통한 밸류에이션 회복에 적극적이었던 금융사들은 내년 6월 지수 리밸런싱 시기 편입을 목표로 PBR과 ROE 제고를 위한 적극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주 투자에 있어서는 여전히 주주환원정책의 지속성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금융 업종 내에서는 은행(KB금융, 하나금융), 증권(삼성증권, NH투자증권), 보험(삼성화재, DB손해보험) 순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주들이 앞으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금융주들의 가치 평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밸류업 지수 관련 종목들의 약세는 증시 하락 전환으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 출발했지만, 밸류업 관련주의 부진으로 35.36포인트(1.34%) 하락한 2596.3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8.05포인트(1.05%) 내린 759.30에 장을 마쳤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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