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아이들은 5퍼센트 정도 ADHD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유전적으로 매개되는 기질 요인이 질환의 발생에 중요하다는 증거였다. 예외가 있었는데 세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미국, 그리고 특히 낮은 아프리카와 중동의 국가였다.
유병율이 낮은 이유로 ADHD의 존재 자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낮은 점, 치료를 해 줄만한 의료기관이 부족한 점, 의무교육의 실시여부를 꼽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에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정신건강 문제에는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미국이나 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땅이 넓은 관계로 한 나라 안에서도 지역별로 ADHD 유병율의 차이가 2배 이상 나는 경우도 있었고, 이스라엘의 경우 유태계와 아랍계의 유병율 차이가 컸다. 이는 경제적 요인 뿐 아니라, 의료시스템과 학교정책, 그리고 가치관과 양육문화가 ADHD라는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ADHD 약 소비량의 추세도 흥미로웠는데 1993년에는 세계 31개국이 치료에 약을 일차적으로 선택하는 나라로 분류되었는데 2003년에는 55개국까지 늘었다.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아이가 3배 늘었고 총 약품비용은 9배 늘었다. 그것은 2000년에 작용이 긴 비싼 약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2010년 사이의 변화를 조사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10년간 처방량이 32%퍼센트 늘어난 동안 다른 나라에서는 165%가 늘어, 이제 ADHD는 미국 백인 중산층의 성취욕구가 나은 문화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정신보건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나라마다 ADHD에 소비하는 의료비가 달랐는데 국내총생산(GDP)가 높을수록 ADHD에 많은 의료비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었다. 미국, 캐나다, 호주는 GDP 대비 더 많은 ADHD 의료비를 쓰고 있었고, 유럽 국가들 대부분은 GDP 대비 더 적은 ADHD의료비를 쓰고 있었다. (그림에서 진한 색깔의 나라일수록 ADHD관련 의료비 높음) 영국이 치료비용을 적게 사용하는 이유는 영국이 사용하는 엄격한 ADHD 진단 기준과 관련이 있었으며, 프랑스와 스웨덴은 처방에 대한 정부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치료비용이 적게 든다고 한다. 캐나다, 호주는 미국과 달리 의사가 ADHD를 과잉진단해도 경제적 이득이 주어지지 않는 의료제도이므로 ADHD 진단이 많은 이유를 다른 데서는 찾아야 했다.
이제 나라 별로 ADHD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ADHD는 의료비 지원과 처방규제 같은 정부정책, 그리고 적응이 힘든 학생에 대한 학교의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자유를 가장 많이 허용하는 이스라엘부터 한국과 상황이 가장 비슷한 브라질, 가장 억제하는 중국(무관심한 아프리카나 중동 정부는 제외하고)까지 차례로 알아보려 한다.
1.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ADHD에 관한 한 가장 자유로운 나라로 꼽힌 이유는 2011년 초 진단받지 않고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ADHD제인 메칠페니데이트(우리나라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를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들의 반대로 다시 처방전이 필요해졌지만 이스라엘은 성인이라면 인지 개선을 위해 약을 자유로이 복용할 자유를 주겠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똑똑한 유태인들이 건국한 나라의 이미지에 걸맞게도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라는 압력과 직장에서 생산성에 대한 강조가 다른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이스라엘 아동들의 평균적인 에너지 수준은 다른 나라 아동들에 비해 높아 과잉행동이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것은 ADHD와 건강한 아이를 구별하기 힘들게 할 수 있다. 주로 학교에서 ADHD 아동을 의뢰하는데 절반 이상이 약을 복용하며 비싸고 길게 작용하는 약 대신 싸고 짧게 작용하는 약을 선호한다. ADHD 진단을 받으면 학교에서 특수교육과 함께 각종 입학시험에서 편의제공을 받을 수 있다.
2. 캐나다
ADHD 정책에 관한 한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캐나다이다. 사회주의 의료제도에 의해 치료비 부담이 없는 것도 좋지만 나라에서 진단과 치료 방침을 표준화하여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과학적 근거가 확실한 치료만을 적용하도록 국가가 지원한다.(우리나라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치료를 더 많이 지원) 50퍼센트 정도의 아이들이 약을 복용하며 심리치료와 행동치료도 병행한다. 학교에서 특수교육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부모교육이나 방학프로그램, 교실 내 도움은 제공한다. 캐나다는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만 펼치면 ADHD약의 오남용 위험도 적절히 관리하면서, ADHD가 제대로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경훈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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