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퇴마록' 신세편 출간…말세 위기 20년 뒤 새 퇴마사 등장
'퇴마록'은 한국 장르문학과 오컬트 소설을 말할 때 빼놓기 어려운 작품이다. 누적 판매량 1000만 부를 기록하며 대중 장르소설 시장의 확장에 영향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후속작은 기존 세계관을 잇되 새로운 독자가 따라올 수 있도록 독립 서사 구조를 갖춘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출간된 신세편은 전체 10권으로 예고된 '신 퇴마록'의 출발점이다. 출판 계획상 신세편 3권에 이어 마세편 3권, 창세편 4권이 이어질 예정이다. 신세편은 새 인물의 등장과 세계관 재정비에 무게를 둔 도입부 성격이 강하다.

기존 독자에게 익숙한 인물들도 등장한다. 박 신부, 이현암, 장준후, 현승희 등 선대 퇴마사들은 이번 작품에서 전면에 복귀한다. 다만 역할은 이전과 다르다. 직접 싸우는 퇴마사이면서 동시에 새 세대를 이끄는 스승으로 배치됐다. 후속작은 이 변화를 통해 전작의 유산과 새 인물의 성장을 함께 다룬다.
신세편의 중심에는 차세대 퇴마사들이 있다. 태권 소년 김양두는 공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특이한 체질을 지녔지만, 스스로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고통을 겪는 인물로 그려진다. 작품은 김양두를 비롯한 새 인물들이 선대 퇴마사들과 만나고, 훈련과 사건을 거치며 성장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서사는 비교적 정통 성장담에 가깝다. 불완전한 주인공이 스승을 만나고, 힘의 의미를 배우며, 큰 위기 앞에서 스스로 선택하는 구조다. 이는 새로운 캐릭터를 소개해야 하는 시리즈 초반부의 부담을 줄이는 장치로 읽힌다. 기존 독자에게는 반가운 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신규 독자에게는 진입 장벽을 낮춘다.

작품의 핵심 정서는 세대 간 연대다. 선대 퇴마사들이 모든 싸움을 짊어지는 대신, 새 인물과 함께 전선을 나눈다. "우리에겐 다음 세대가 있어. 힘을 합하면 된다. 이게 과거와 다른 신세의 싸움이다"라는 이현암의 대사는 이번 시리즈가 전작과 달라진 지점을 압축한다. 신세편은 악과의 대결을 넘어 경험과 책임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의 시각적 구성도 오컬트 장르 분위기를 강화한다. 커버 일러스트는 타투이스트 타용 작가와 협업했다. 디자인은 스튜디오 포비가 맡았다. 표지는 살아 있는 마도서 '그리모어'를 형상화해 어두운 판타지 분위기를 살렸다. 작가가 직접 쓴 특별 부록 '우주 8계'도 수록돼 세계관 이해를 돕는다.
이우혁 작가는 신세편을 새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으로 제시했다. 이어질 마세편에서는 오컬트 장르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갈등이 더 본격화될 것으로 예고했다.
'신 퇴마록'은 추억 속 작품을 다시 꺼내는 데 머물지 않는다. 전작의 인물을 재등장시키면서도 새 세대의 성장을 앞세웠다. 한국 장르문학의 대표 세계관이 현재 독자와 어떻게 다시 만날지 가늠하게 하는 출발점이다.
전형진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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