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남동발전, AI 플랫폼 자체 구축 속도전…모바일로 위험 잡고 글래스 끼고 설비 통제

조재훈 기자

2026-04-10 09:06:46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전방위 인공지능 융합 시너지 창출

한국서부발전 본사 전경. / 사진=한국서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본사 전경. / 사진=한국서부발전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국내 발전 공기업들이 발전소 현장에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기술을 속속 도입하며 'AX(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화 하고 있다. 과거 수기로 작성하던 현장 안전 점검 일지는 스마트폰 속 AI 자동 분석 시스템으로 대체됐으며 현장 작업자들은 시각·언어모델이 탑재된 'AI 글래스'를 낀 채 설비를 점검하게 됐다. 최근에는 디지털 혁신을 넘어 협력 중소기업에까지 생성형 AI 교육을 전파하며 발전 산업 생태계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10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남동발전은 최근 발전소 현장의 안전 확보와 설비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독자적인 AI 기술 플랫폼 구축과 현장 실증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 AX 정책을 발전 산업 최일선에서 직접 구현해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먼저 한국서부발전은 발전 공기업 최초로 AI 기반의 '모바일 안전작업절차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전면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그간 현장에서 서면으로 이뤄지던 작업 전 안전 점검 회의(TBM), 작업자 건강 상태 확인, 안전조치 점검 등 복잡한 관리 절차를 스마트폰 하나로 100% 디지털화한 것이 핵심이다.

눈길이 쏠리는 부분은 AI가 작업 유형과 현장의 특수한 조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유해 및 위험 요인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맞춤형 안전대책과 유의사항을 자동으로 생성해 준다는 점이다. 작업자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전에 체계적인 위험 요소를 인지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긴급한 위험 상황을 발견할 경우 즉각 작업을 멈출 수 있는 '세이프티콜(Safety Call)' 기능도 탑재해 중대재해 예방의 실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안전은 어떤 가치보다 우선돼야 하는 핵심 과제"라며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공공기관의 안전관리 혁신을 지속해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설비 운영의 스마트화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진주 본사에서 '차세대 스마트 발전기술 혁신을 위한 AI 글래스 기술개발' 중간보고회를 열고, 시각-언어모델(VLM)과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발전설비 전용 AI 운영 플랫폼의 실체를 공개했다.
단순히 시중의 상용 스마트 안경을 구매한 것이 아닌 철저히 발전소 환경에 특화된 자체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장 작업자가 AI 글래스를 착용하면 설비의 위치와 현재 상태를 기기가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사내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해 최적의 작업 동선과 매뉴얼을 띄워준다. 특히 기기가 아날로그 계기판의 수치를 자동으로 읽어내 시스템에 입력하고 장비를 자동 식별해 오조작을 사전에 차단한다.

두 손이 자유로운 '핸즈프리' 환경이 구축되면서 추락 등 현장 안전사고 위험도 크게 줄였다. 보안이 생명인 국가 중요시설인 만큼 폐쇄형 운영망 구조를 채택해 해킹 위험도 원천 봉쇄했다. 남동발전은 조만간 영흥발전본부 6호기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현장 실증에 돌입할 계획이다.

발전 공기업들의 AI 전환 의지는 하드웨어 현장을 넘어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부발전은 서울 한국표준협회 퓨처밸류캠퍼스에서 19개 협력 중소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실전 교육'을 단행했다. 단순한 개념 전달을 넘어 최신 기술 트렌드 이해, 업무 상황별 프롬프트(명령어) 최적화,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등 현업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무 위주의 커리큘럼을 짰다. 특히 일회성 교육에 그치지 않고 수료자 전원에게 챗GPT 1년 구독권을 무상 지원하며 중소기업 현장에 실제 AI 업무 환경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파격적인 후속 조치까지 마련하고 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