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204092855073030ecbf9426b211234207168.jpg&nmt=23)
구광모 LG 대표가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인공지능(AI) 전략이 글로벌 검증 무대에서 성과를 내며 재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전통 가전의 수요 둔화 속에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신사업들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LG그룹의 전략이 일찌감치 다음 사이클을 향해 있었다는 평가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구 회장이 제시한 경영 화두는 ‘치열한 집중’이다. 그는 2026년 신년사에서 “우리는 지금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 서 있다”고 진단하며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들어 세상의 눈높이를 바꾸는 탁월한 가치를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집중의 방향성은 이미 현장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사장단 회의에서 ‘승리를 만드는 연구개발(Winning R&D)’을 강조하며 단기 실적에 연연하기보다 중장기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이는 연구개발에 몰입할 것을 주문했다.
수익 구조 변화도 있었다. 전통 주력 사업인 TV와 생활가전(MS·HS사업본부)이 글로벌 수요 둔화와 원가 상승으로 고전한 반면 구 회장이 10년 넘게 공들여온 전장(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1조1357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구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AI를 그룹의 핵심 축으로 선언하고 지난 2020년 12월 AI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LG AI연구원을 설립한 바 있다. 이후에도 전 계열사의 AI 전환을 지속적으로 독려해 왔다.
LG AI연구원이 엑사원을 고도화하면 LG이노텍이 모듈을 공급하고 LG CNS가 지능형 관제 시스템 등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와 LG전자의 AI 가전 및 로봇 등 ‘엔드 디바이스’가 결합되며 각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AI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
자금 투입 역시 이러한 방향을 뒷받침한다. LG는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를 묶은 ‘ABC’를 미래 성장 축으로 삼고 향후 5년간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선택은 최근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모델 ‘K-엑사원’은 정부 주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평가에서 전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았다. 글로벌 AI 성능 평가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며 국산 AI의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 3일 LG AI연구원은 신소재 및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엑사원 디스커버리'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LG는 이를 배터리, 반도체, 신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의 판도를 바꿀 신물질을 발굴하는 대표적인 '화학 에이전틱 AI'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구 회장은 비록 올해 CES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으나 주요 임원진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뿐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는 심리적 장벽까지 낮추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선보인 홈 로봇 클로이드는 CES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뽐낼 때 LG는 실제 가정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빨래를 돕는 실무형 로봇을 선보인 것이다.
김창태 LG전자 CFO는 “LG의 홈 로봇은 개별적인 휴머노이드 디바이스가 아니라, 가전 로봇 간의 상호작용과 방대한 스마트 홈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생활 밀착형 피지컬 AI’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LG의 변화는 속도보다 방향이 일관됐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단기 실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AI와 전장을 축으로 한 다음 사이클을 준비해온 점이 글로벌 기술 경쟁 국면에서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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