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사고 '광주 화정 아이파크' 지난해 8월 '사기분양·구청 제출과 다른 도면' 논란 있었다

김수아 기자

2022-01-11 21:42:11

11일 광주 화정 아이파크 2단지 외벽 붕괴 모습. 지난해 8월 이 단지가 사기 분양 및 관할 구와 다른 도면 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나 원천적으로 도면과 다른 부실시공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캡처 = MBC 뉴스
11일 광주 화정 아이파크 2단지 외벽 붕괴 모습. 지난해 8월 이 단지가 사기 분양 및 관할 구와 다른 도면 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나 원천적으로 도면과 다른 부실시공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캡처 = MBC 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수아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동에 시공 중인 광주 화정 아이파크 2단지 신축 공사장에서 39층 건물 중 12개 층의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난 가운데 이 아파트가 이미 지난 해 8월 도면과 다른 시공등 사기분양 논란에 휩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관할 구청에 제출된 도면과 실제 시공에 들어가는 도면이 달랐던 것으로 나타나 결국 이번 붕괴사고의 진짜 원인은 설계와 다른 부실 시공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본지가 빅데이터로 검색해본 결과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3년간 많은 부실공사 논란이 있었다.

그중 지난해 8월에 있었던 사기 논란은 11일 무너진 광주 화정 아이파크와 직접 관련있는 곳이다.

지난해 8월30일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보도 시점 두달 여 전인 지난 6월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17명 중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나자 사고현장 인근 광주 화정 아이파크 2단지 아파트를 분양 받은 예비 입주자들은 공사중인 아파트 점검에 나섰다.

점검에 나선 결과 시공 중인 아파트에는 분양 때 약속과 달리 실리콘 페인트와 세라믹 마감이 아닌, 값싸고 손쉬운 재료인 '수성 페인트'가 대신하고 있어 입주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수성 페인트로 마감재가 변경된 점은 설계 요건과 다른 것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이 분양 당시 명시했던 설계변경 요건에 따르면 변경 시의 자재는 기존과 동등하거나, 또는 그 이상이어야 하지만 하급 페인트가 당당하게 쓰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상복합 아파트로 외관이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화정 아이파크 건물 밖으로 미관을 해치는 웬 검은 난간이 보였다.

입주자 대표가 '모델하우스에 없던 저 검은 난간은 무엇이냐' 묻자 시공사는 안전상의 이유로 주방 밖에 설치된 '철제 난간'이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는 도면대로 시공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입주자측이 도면에 '안전 난간'이라고 표시됐다 해도 왜 모델하우스에는 시공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자 시공사 측은 "난간은 내부가 아닌 외측에 해당하는 부분이어서 원래 명시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입주자회가 2019년부터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아이파크의 사진을 전부 찾아 확인한 결과 화정 아이파크를 제외한 다른 곳들은 모두 모델하우스에도 난간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예비 입주자들은 시공사·관할 구청과의 면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장 담당자가 가지고 있던 도면과 관할인 서구청에 제출한 도면이 일부 다르다는 점도 밝혀냈다.

입주자들은 카탈로그와 모델하우스를 보고 계약을 체결한 입주민들에게는 충분히 사기 분양으로 비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뒤 광주시(시장 이용섭)에 품질 검수단을 요구했고 광주시는 안전상의 위험과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공정률이 50% 이상 진행됐을 때 품질검수단을 운영하도록 약속하겠다고 답변했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해당 사안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입주자회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인지를 하고 현재 내부 검토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4개월여만인 11일 논란의 중심이었던 아파트 한 동 외벽이 와르르 무너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김수아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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