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고망간강으로 만든 ‘스텔스’ K-함정 가능성에 주목한다

채명석 기자

2026-10-18 13:56:39

신광호 해군 함정기술연구소 연구원, 2024년 발표 논문서
고망간강의 가격과 성능과 함께 월등한 비자성성에 주목
FRP 비해 강도 측면 우수하고, 비자성 특성은 동등한 수준
내식성은 다수 함정에 적용된 일반 탄소강과 성능 비슷해

대한민국 해군의 730t급 소해함 ‘웅진함’ 사진= 대한민국 해군
대한민국 해군의 730t급 소해함 ‘웅진함’ 사진= 대한민국 해군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 고망간강에 대한민국 군도 꿈의 함정으로 불리는 ‘스텔스 군함’을 실현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광호 해군 군수사령부 함정기술연구소 연구원이 지난 2024년 대한조선학회 논문집에 투고한 ‘고망간강의 함정 선체 적용 가능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니켈 대비 약 열 배 정도 값싼 망간을 이용해 극저온 충격 인성을 확보한 강재로서 소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으며, 극저온에서도 기존 소재 대비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고 제작성도 매우 우수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고망간강이 비자성의 특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비자성 재질의 선체는 수중 전자기신호(underwater electro-magnetic signature)를 발생시키지 않으므로 함정의 은밀성을 향상하는 스텔스(stealth) 측면의 장점이 있다.

함정 스텔스성은 레이저에 탐지되어 적 군함과 함정으로부터의 공격받지 않는 것과 함께 기뢰(naval mine)로 인한 피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기뢰는 항만이나 해역을 봉쇄 또는 방어하는 데 효과적인 무기체계로써, 천해에서 바다 위를 항해하는 함정에 큰 위협이 되는 수중무기이다. 빈자(貧者)의 무기로도 알려진 기뢰는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을 통해 기존의 접촉식 기뢰에서 자기, 음향, 압력, 항적 등 함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신호들을 감지하여 폭발하는 감응식 기뢰로 발전하였으며, 현재 많은 국가에서 운용하고 있다.
감응식 기뢰의 대부분은 함정에서 발생하는 자기장 신호를 탐지하여 최종 발화 시점을 결정한다. 이처럼 함정의 수중 전자기신호 수준은 기뢰가 부설되어 있는 전시 상황에서 함정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뢰는 아군 및 적군 해역 어느 곳이든 부설될 수 있기 때문에 바다를 항해하는 모든 함정은 기뢰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텔스 성능 강화를 위해 모든 함정의 선체재질을 비자성체로 하면 좋겠지만, 함정 설계라는 것이 제한된 상황 하에서 선택의 문제이기에 어느 한쪽을 강화하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논문은 “결국 전체적인 통합 시스템 관점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함정의 선체재질로 비자성체를 검토하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고, 아직 극복해야 할 사항과 제한사항 등이 있는 관계로 모든 함정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까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논문은 현재 비자성 선체재질로 설계 및 건조하고 있는 소해함정에 적용 중인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FRP)를 기준으로 함정에 적용 가능한 비자성체인 고망간강, 스테인리스강, 알루미늄합금에 대해 비교했다. 소해함정은 기뢰를 탐색하고 제거하여 함정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해상 항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함정으로, 비자성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재수급 측면에서 먼저 살펴보면, 고망간강은 세계 최초로 국내 개발되어 생산 및 납품이 가능하나, 상부구조물이나 선체 내부 구조재로 사용되는 박판에 대한 생산 및 가공기술은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함정 선체재질로 적용 가능한 스테인리스강은 국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며, 국외 소해함정에 적용 실적이 있는 동종 계열의 고강도 비자성 스테인리스강의 경우 현재 국내 개발이 진행 중이다. 알루미늄합금 또한 전량 국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제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복합재료인 FRP 대비 고망간강은 약 1.3배, 스테인리스강은 약 7배, 알루미늄합금은 약 2.2배 정도 더 비싸다.

비자성 재질간 특성 비교 결과에선 비자성체 특성을 나타내는 투자율(permeability)은 4가지 재질 모두 양호한 수준이며, 재질 자체의 강도(strength)는 고망간강 및 스테인리스강이 유리하다. 내식성(corrosion resistance)은 FRP가 유리하고, 내화성(fire resistance)은 고망간강 및 스테인리스강이 유리하다.

함정 건조를 위한 자재 공급성은 FRP 및 고망간강이 유리하고, 제작성(productivity)은 알루미늄합금이 다소 불리하다.

따라서, 논문은 고망간강, 스테인리스강, 알루미늄합금 중 재질 특성, 자재 공급성 및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FRP를 대체할 비자성강으로는 고망간강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화하는 소해함정에 이어 일반 함정으로 비자성성을 확대하려고 한다면, 고망간강의 횔용도는 더 커질 것임을 시사했다.

논문은 “소해함정의 선체재질로 적용한 FRP는 강도 측면에서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향후 해군의 소해 개념 발전 추세를 고려할 때 현재 운용 중인 것보다 규모가 큰 소해함정이 필요할 경우 기존 FRP를 적용하여 건조가 가능한 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실제로 미래 소해 개념은 무인체계를 활용한 복합적인 장비 운용이 예상되며, 이로 인해 무인체계의 탑재 및 운용 공간 증대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FRP를 대체할 비자성강의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사용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까지 포스코가 개발한 고망간강의 기술 수준은 두께 6mm 이상의 판재 생산이 가능하고, 두께 10mm 이상 판재에 대한 가공 및 용접 기술은 확보가 완료된 상황이며, 두께 6mm 미만 판재 생산 및 10mm 미만 판재에 대한 가공/용접 기술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논문은 “고망간강 자체가 세계 최초로 국내 개발된 소재인 만큼 민관군이 협력하여 그 방향을 찾는다면, 함정용 소재로서의 추가 연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미래 도전 핵심기술 과제로 ‘함정용 자기 스텔스 고장력 비자성강 기술’ 연구(2022~2027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망간강 자체가 조선용 강재로 개발된 것이긴 하나, 현재 상선에는 LNG 저장탱크 용도의 특수한 경우에 적용되고 있으므로, 선박의 주선체나 구조용 강재로 적용될 경우, 제한사항이나 추가 검토해야 할 사항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체구조 강재로 고망간강의 경우, 기존 함정의 선체 재질로 대다수 적용되고 있는 연강 및 고장력강 등과 상이한 물성치(탄성계수, 항복강도 등)를 가지므로 고망간강으로 제작한 선체의 최종강도와 피로강도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