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가전·냉난방·에너지' 심는다…삼성·LG, 모듈러 주택 승부수

김다경 기자

2026-10-18 09:00:00

AI 가전·히트펌프·태양광 결합…집 전체 기기·에너지 관리
삼성 ‘스마트싱스’·LG ‘씽큐’로 스마트홈 플랫폼 확장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2028년 2316억달러 전망…주택 단위 사업 모델 모색

삼성전자가 14일 '삼성 AI 모듈러 홈'에서 히트펌프 기반 냉난방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왼쪽에서 네번째부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박승희 삼성전자 CR 담당 사장, 김철기 삼성전자 DA 사업부장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4일 '삼성 AI 모듈러 홈'에서 히트펌프 기반 냉난방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왼쪽에서 네번째부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박승희 삼성전자 CR 담당 사장, 김철기 삼성전자 DA 사업부장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듈러 주택을 새로운 사업 무대로 삼고 있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주택에 인공지능(AI) 가전과 냉난방 설비를 결합하고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집 안의 기기와 에너지 사용을 통합 관리하는 주거 솔루션 사업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각각 ‘삼성 AI 모듈러 홈’과 ‘LG 스마트코티지’를 앞세워 고효율·저탄소 주거 솔루션을 선보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4일 삼성전자의 경기 화성시 견본주택과 LG전자의 충북 진천군 스마트코티지 빌리지를 방문해 관련 기술과 한국형 녹색전환(K-GX) 정책의 연계 가능성을 살펴봤다.

모듈러 주택은 건물의 뼈대와 벽체, 전기 배선·배관, 내부 마감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건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처럼 대부분의 공정을 현장에서 진행하는 대신 공장 제작과 부지 공사를 병행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을 줄이고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하기 쉽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목적에 맞게 타입을 선택할 수 있는 LG전자의 스마트 코티지 종류. [사진=김다경 기자]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목적에 맞게 타입을 선택할 수 있는 LG전자의 스마트 코티지 종류. [사진=김다경 기자]
◇ 가전 한 대에서 집 전체 에너지 관리로

오랜 기간 가전 사업을 키워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거 공간 전체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은 탄소중립을 위한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과 난방 전기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냉난방·환기 설비와 전력 생산·저장 장치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건물 운영에 따른 에너지 소비는 전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난방과 온수 공급이 주거용 에너지 소비의 약 70%에 달한다. 이에 따라 건물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난방·온수 설비의 전기화와 고효율화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에서 열을 흡수해 실내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설비다. 주변의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투입 전력의 약 4~5배에 해당하는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공기열원 히트펌프 보일러(써마브이)는 기존 화석연료 보일러 대비 에너지 비용을 약 40~60%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가전과 히트펌프,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주거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연계해 전력 생산량과 가정 내 소비량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홈에너지관리시스템(HEMS)을 적용한 ‘스마트코티지’를,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로 가전과 에너지 설비를 연결한 ‘AI 모듈러 홈’을 선보였다.

김철기 삼성전자 DA사업부장 김철기 부사장이 ‘IFA 2025’ 개막 'AI 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김철기 삼성전자 DA사업부장 김철기 부사장이 ‘IFA 2025’ 개막 'AI 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모듈러 주택에 담은 AI 스마트홈 서비스

주거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스마트홈 플랫폼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냉난방 설비를 연결해 집 안의 기기를 통합 제어하는 ‘AI 홈’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집 안의 기기와 에너지 사용을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집 안 환경을 파악해 가전 작동을 자동화하는 ‘AI 홈’을 추진하고 있다. 사용자가 외출하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생활 습관에 맞춰 에어컨과 조명이 작동하도록 하는 식이다. 실제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연동해 세탁기 전력 사용량을 최대 70%, 에어컨은 최대 30% 줄이는 최적화 기능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5’에서 사용자의 행동과 주변 환경을 감지해 기기를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앰비언트 AI’를 적용한 모듈러 홈 솔루션을 선보였다. 당시 김철기 DA사업부장(부사장)은 “3년 내 10억 대의 AI 기기가 전 세계 가정에 확산될 것”이라는 공간 기반 플랫폼 구상을 밝혔다.

LG전자도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를 통해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ThinQ)’와 AI 홈 허브 ‘씽큐 온(ThinQ ON)’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스마트코티지에는 씽큐 온을 중심으로 스마트 도어록과 스위치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 시스템에어컨 등이 연동된다.

이를 통해 입주자는 일상적인 대화로 집 안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으며 AI 가전과 환기 시스템, 태양광 패널 등을 추가해 주거 환경과 에너지 관리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모듈러 주택에서는 설계·제작 단계부터 가전과 냉난방 설비, 제어 시스템을 함께 구성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집 안의 기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 사업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3년 1348억달러(약 182조원)에서 2028년 2316억달러(약 313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3년 기준 스마트 가전은 전체 시장의 39%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글로벌 IT 기업인 애플도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애플은 최근 첫 스마트홈 허브 ‘홈뷰’를 공개하고 LG전자와 카메라·스마트 도어록·온도 조절기 등 스마트홈 기기 7종을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개발한 기기는 자체 플랫폼인 LG 씽큐와 애플의 홈 앱에서 모두 제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설계 단계부터 가전과 냉난방 설비,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함께 구성할 수 있어 주택 단위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해 기기 제어와 에너지 관리를 연계하는 서비스도 사업 모델을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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