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뛰자 노트북도 비상…삼성·LG, 원가 부담 커진다

김다경 기자

2026-10-12 15:57:50

트렌드포스 “비용 상승이 내년 최대 걸림돌”…D램·CPU·SSD가 노트북 원가 68%
가격 인상하면 수요 위축, 흡수하면 수익성 악화…국내 PC 시장도 부담 커질 듯

LG그램 [사진=LG전자]
LG그램 [사진=LG전자]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트북 시장에도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PC 시장의 출하량 감소세까지 나타나면서 부품 가격 상승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7년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은 최대 한 자릿수 후반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로 PC용 D램 공급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CPU와 SSD 가격까지 오르면서 노트북 제조사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노트북 시장의 비용 부담은 이미 커지고 있다. 트렌드포스가 분석한 900달러 대의 노트북을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CPU·D램·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전체 부품 원가(BOM)의 약 68%를 차지한다. 메모리와 CPU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 제조사가 비용 상승을 흡수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특히 D램 공급이 변수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업체들이 첨단 공정 생산능력을 HBM쪽으로 배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PC용 D램은 공급 증가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트북 업체들은 높아진 원가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거나 자체적으로 흡수하거나 메모리 용량 등 제품 사양을 조정해 대응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원가 상승분을 흡수하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사양을 낮출 경우 가격은 유지할 수 있으나 제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글로벌 PC 시장에서도 수요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627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9.1% 줄었다. 통상 신학기 수요가 반영되는 3분기에 출하량이 2분기보다 늘어나는 계절성이 있지만 올해는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교체 수요의 효과도 약해지고 있다. 윈도우10 지원 종료를 앞두고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미리 PC를 구매한 데다 가격 상승을 예상한 선구매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수요가 앞당겨졌다는 이유에서다.

업체별로 보면 글로벌 PC 시장은 소수 기업 중심으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PC 출하량 기준 레노버가 27.2%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고 HP 21.3%, 델 15.3%, 애플 9.2%가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각각 약 1%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커머셜 AI PC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IDC에 따르면 HP는 올해 1분기 약 15%의 점유율로 전체 3위에 올랐으며 외산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메모리 제품별로 공급 전망에는 차이가 있다. 트렌드포스는 “2027년 하반기 신규 생산능력 가동으로 낸드플래시 공급 여건은 개선될 수 있지만, AI 서버용 수요가 이어지는 D램은 PC용 공급 증가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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