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협박·악성 리뷰... 천태만상 '상습공갈'의 실태

김성민 기자

2026-09-22 08:05:15

사진=로엘 법무법인 유한규 변호사
사진=로엘 법무법인 유한규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김성민 기자] 타인의 사생활이나 확인되지 않은 약점을 빌미로 "돈을 주지 않으면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는 행위가 형사 사건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른바 '사이버 렉카'와 일부 악성 인플루언서들의 이 같은 행태는 단순한 명예훼손을 넘어 형법상 상습공갈죄가 적용돼 중형을 면하기 어렵다.

형법상 공갈죄는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심어주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갈취할 때 성립한다. 계획적·반복적인 수법이 결합하면 법원은 '습벽(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습성)'을 인정해 상습공갈 혐의를 적용한다.

법원이 상습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단순히 범행 횟수가 많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짧은 기간 내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법으로 협박을 반복하며 금전을 요구했는지,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수개월에 걸쳐 주기적으로 협박하며 돈을 갈취했는지,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동일한 패턴의 폭로 협박을 가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엄격히 따진다.

상습공갈죄가 인정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단순 공갈죄와 달리 벌금형 조항 자체가 없다. 혐의가 인정되는 순간 실형이나 집행유예만을 다투어야 하는 중대 형사 사건이 된다. 수사기관은 범행의 반복성과 피해자에 대한 추가 해악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므로, 수사 초기 단계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

'취재'나 '알 권리', 공익적 목적을 명목으로 내세웠다 해도 법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 형법상 해악의 고지는 내용의 객관적 진실 여부나 명분과 관계없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유발해 재산상 이익을 강요했는지 여부로 성립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수단의 위험성과 고의성을 입증하는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뿐이다.
상습공갈 사건에서 재판부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피의자가 요구한 금전의 성격과 협박 메시지의 인과관계, 실제 이익 취득 여부다. 메시지 교환 내역이나 금융 거래 정황에서 조금이라도 대가성이 포착되면 재판부는 이를 범죄 습벽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수사 초기부터 민사상 다툼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는 한편, 피해자와의 진정성 있는 관계 회복에 집중해야 선처 가능성을 열 수 있다.

글 : 로엘 법무법인 유한규 변호사

김성민 빅데이터뉴스 기자 ksm@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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