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이긴다” 현대로템 차세대 고속철도차량 EMU-370 디자인은

채명석 기자

2026-10-03 10:21:17

‘돌고래’ 연상 롱노즈, 완전 매립, 대차커버로 공기저항 최소화
샌드위치 차음, 제진매트 등 채용으로 실내 소음 대폭 줄어
한국적 미학·편의 절제된 우아함 및 곡선 등 특성 최대한 살려

현대로템이 9월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5회 베를린 국제 철도차량·수송기술 박람회’(이노트란스 2026)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고속철도차량 ‘EMU-370’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현대디자인센터와 함께 개발했다. 사진=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9월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5회 베를린 국제 철도차량·수송기술 박람회’(이노트란스 2026)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고속철도차량 ‘EMU-370’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현대디자인센터와 함께 개발했다. 사진= 현대로템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현대로템이 오는 2030년 상용화를 앞둔 최고 시속 400km 이상의 차세대 고속철도차량 ‘EMU-370’의 발전된 디자인을 연이어 제시하며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EMU-370 디자인은 한마디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를 그대로 구현했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 디자인센터와 협업을 통해 EMU-370의 외관은 철저히 공기역학 중심으로, 내장은 정숙성과 승객 편의 중심으로 설계했다.

EMU-370은 전두부(앞머리)를 10m 이상 길게 빼내 스포츠카처럼 매끈하게 다듬은 형상을 취했다. 앞부분이 길어질수록 고속 주행 시 공기의 흐름이 차체를 따라 부드럽게 붙어 같은 동력으로 보다 빠르고 안정된 주행을 할 수 있다. 이러한 EMU-370의 전면부를 ‘돌고래형 노즈’라고 부른다.

이를 위해 지붕 위에 올라가는 공조장치, 통신·신호 장비 등을 돌출시키지 않고 차체 안으로 모두 매립했다. 돌출형은 제작과 유지보수가 훨씬 쉽지만, 연구진은 에너지 효율과 정숙성을 위해 ‘완전 매립형’을 고집했다고 한다. 차체 하부 대차(바퀴) 부분에 커버·스커트를 적용해 아래로 흐르는 공기의 와류를 줄였다.

이를 통해 EMU-370의 공기저항 계수(Dc, Drag coefficient)는 KTX-청룡의 0.868Cd 대비 12.3% 낮은 0.761Cd를 기록했다. EMU-370이 바람을 더 잘 가르고 나아가도록 모양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뜻한다.
EMU-370의 외부 컬러는 흰색 차체 바탕에 측면을 따라 이어지는 블랙(짙은 차콜) 윈도 밴드가 객실 창 라인을 하나로 연결해 일체감을 준다. KTX-청룡의 청록 투톤과는 다른, 더 절제된 모노톤+액센트 구성을 적용했다.

현대로템이 9월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5회 베를린 국제 철도차량·수송기술 박람회’(이노트란스 2026)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고속철도차량 ‘EMU-370’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현대디자인센터와 함께 개발했다. 사진=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9월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5회 베를린 국제 철도차량·수송기술 박람회’(이노트란스 2026)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고속철도차량 ‘EMU-370’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현대디자인센터와 함께 개발했다. 사진= 현대로템

EMU-370의 운전실 측창은 날카로운 쐐기(화살촉)형 블랙 그래픽으로 감싸 전두부로 갈수록 시각적으로 좁아지며 속도감을 강조했으며, 슬릿형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트가 전면 윈드실드 하단 라인에 통합되어 별도의 범퍼형 램프 없이 선 하나로 미래지향적 인상을 완성했다.

새로운 외부 디자인을 적용한 EMU-370의 내부 디자인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2025년 6월 18일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공개한 EMU-370 실물 모형은 좌석 디자인과 동력칸 디자인이 KTX-청룡 2세대와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내 디자인은 KTX-청룡의 검증된 구성을 이어가되 속도 관련 외형부터 혁신했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EMU-370 실내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소음을 ‘줄이는 게’ 아니라 애초에 ‘안 생기게’ 만드는 구조를 취했다.

소음 경로를 추적해, 알루미늄 압출 구조 위에 점탄성 소재와 메탈 플레이트를 겹겹이 쌓은 구조를 차량 전체에 적용하고 제진매트를 더했다. 현대로템은 100번이 넘는 반복 실험으로 소재 두께와 조합을 미세 조정하며 ‘차음’과 ‘제진’을 동시에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내 소음은 320km/h에서 68dB, 영업 최고속도인 370km/h에서도 73dB로, 기존 고속열차 대비 2dB 이상 조용한 것으로 측정됐다. 참고로 370km/h에서의 73dB는 기존 열차가 320km/h로 달릴 때의 소음 수준(68dB)과 비슷한 정도로, 속도가 50km/h 올라갔는데 소음 체감은 비슷하게 유지한 것입니다.

현대로템은 EMU-370의 실내 디자인은 한국 특유의 절제된 우아함(restrained elegance)과 곡선미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좌석의 다리 공간(레그룸)을 넓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객실 구성은 특수 좌석 등급까지 포함한 3클래스(VIP/비즈니스/일반실) 구성이 제안된 바 있으나, 이는 확정 사양이라기보다 제안 단계의 구성으로 양산 차량에서 변경될 여지가 크다.

이에 코레일(KORAIL)은 2026년 9월 15일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열린 ‘EMU-370 사업 착수 회의’를 통해 △특실 전용칸 마련 △수하물 보관 공간 확대 △공기역학을 고려한 외관과 최신 실내 디자인을 적용할 것을 공식 확정했다. 또 좌석 배치, 수하물 선반, 화장실 등 온보드 시설의 승객 편의·접근성을 최적화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EMU-370의 차체는 알루미늄 압출 프레임을 기반으로, 점탄성 소재·메탈판 샌드위치 구조를 더해 가볍고 강하며 조용한 차체를 만들었다. 재활용 가능한 소재 사용도 설계에 반영해 속도 지향적 디자인이면서 자연 친화적 기술 윤리를 실천했다.

공기역학적 외관은 곧 에너지 소비전력 저감으로 이어졌으며, 여기에 코레일이 국내 고속열차 최초로 적용하는 지능형 에너지 절감 자동제어 시스템(IEOS)이 결합해 운행 효율까지 높인다.

현대로템이 9월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5회 베를린 국제 철도차량·수송기술 박람회’(이노트란스 2026)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고속철도차량 ‘EMU-370’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현대디자인센터와 함께 개발했다. 사진=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9월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5회 베를린 국제 철도차량·수송기술 박람회’(이노트란스 2026)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고속철도차량 ‘EMU-370’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현대디자인센터와 함께 개발했다. 사진= 현대로템

한편, 현대로템이 9월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5회 베를린 국제 철도차량·수송기술 박람회’(이노트란스 2026)에서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현대디자인센터와 함께 개발한 차세대 고속철도타량 ‘EMU-370’의 콘셉트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콘셉크 모델은 전면 노즈가 수직에 가깝게 떨어지며 블랙 마스크가 전면부 전체를 감싸는 별개의 디자인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콘셉트 모델은 속도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체모방(바이오미믹리)에 기반한 공기역학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승객의 다양한 자세와 행동을 고려한 인체공학 디자인을 반영했다. 즉, 최초 EMU-370이 ‘기술 요구사항에서 출발한 공학적 디자인’이라면, 콘셉트 모델은 자동차 디자이너가 참여해 미래 고속철도차량의 디자인 방향을 먼저 제시하는 데 중범을 뒀다.

이렇듯 “바람을 이기는 형상, 소음을 잠재우는 구조, 절제된 한국적 실내”로 디자인을 정의한 EMU-370은 자동차 디자인 DNA까지 접목해 속 세대까지의 디자인 로드맵을 제사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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