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중단에 중처법 쟁점...수출 납기 지연 우려 나와
"지금은 사고 수습에 전사 역량...섣불리 언급 어려워"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지난 1일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로, 4일부터 이날까지 필수 공정을 제외한 전사 생산 라인의 가동을 멈추고 특별 안전 점검과 임직원 교육을 병행한다.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전 사업장이 일제히 조업을 멈춘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추진제·장약 취급 거점인 대전·보은·여수 사업장을 비롯해 K-9 자주포·항공엔진 생산을 담당하는 창원 1·2·3공장, 판교·아산 R&D 캠퍼스까지 총 9개 사업장이 동시에 가동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생산 차질보다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대전사업장은 누적 수출액만 약 15조 원에 이르는 다연장 로켓 '천무'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방위산업 특성상 안전 인증 절차가 극히 엄격한 만큼, 당국의 시정 명령에 따른 설비 개선이 지체될 경우 납기 지연은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2019년 폭발 사고 당시 대전사업장의 일부 공정이 3개월 이상 멈춰 섰던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초과 근무 등으로 생산량을 만회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납기 신뢰도 추락과 대형 수주 물량의 실적 인식 지연이라는 이중 악재가 겹칠 공산이 크다. 회사 측은 사고 구역의 전면 무인·자동화를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기술 검증과 인프라 정비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 적용의 시험대가 될지 여부도 향후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조치 의무 위반 여부다. 현장 합동 감식 결과, 사고 현장인 세척공실에는 대형 소화기 1대만 비치돼 있었을 뿐 내부 CCTV·스프링클러·대규모 환기 시설은 전혀 갖춰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노조 측은 지난해 9월부터 국소배기장치 교체 등 유해가스 배출 설비 확충을 촉구했으나, 회사 측의 예산 편성과 구매 절차가 늦어지던 중 사고가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전사업장에서는 이번 사고 이전에도 두 차례 폭발을 포함해 누적 3건의 인명 사고로 13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최근 5년간만 9건의 화재 신고가 접수됐고, 일부 동(棟)은 소방안전조사에서 2년 연속 불량 판정을 받은 이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향후 법적 책임 소재의 향방도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한화에어로는 현재 손재일·김동관 공동대표 체제로, 김동관 부회장이 전략 부문을, 손재일 대표가 사업 부문 전반과 안전보건 관련 최종 결정권을 각각 쥐고 있다. 다만 고용노동부가 중처법상 책임 주체로 '대표이사 원칙'을 내세운 만큼, 손재일 대표는 물론 전략부문 대표를 겸하는 김동관 부회장까지 수사 선상에 오를 경우 경영 전반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지금은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향후 경영 영향에 대해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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