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AI로 판매 적중률 높이고 로켓배송으로 편의↑
단순 리테일 기업 넘어 기술 기반 기업 성장 목표
개인정보 유출 등 악재 겹치며 4분기 영업이익 급감
"빠른 성장 속도 대비 기업문화 정착 느려 개선 필요"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국 물류망을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하기 위해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하며 고도화된 AI 시스템과 서버 안정성을 확보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유통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현재 쿠팡의 AI는 상품 소싱부터 수요 예측, 재고 관리, 배송 최적화까지 생태계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과거 경험에 의존하던 운영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해 판매 적중률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자체 물류·결제 시스템을 외부 서비스와 기능을 통합하는 API 형태로 외부 판매자(서드파티)에 개방했다. 직매입(1P) 상품군 확대와 함께 풀필먼트 및 물류 기반 판매자 프로그램(FLC)을 결합해 상품 구색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구축한 인프라를 개방함으로써 실물 재고 기반의 리테일·물류 운영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쿠팡은 단순 전자상거래를 넘어 광고·데이터 기반 사업인 ‘리테일 미디어’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검색·SNS 광고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는 것과 달리, 리테일 미디어는 실제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깃 고객에게 상품을 노출한다. 이 때문에 구매 전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허 출원도 활발하다. 쿠팡은 2024~2025년 한국에서 933건, 대만과 미국에서는 각각 2021년 이후 1132건과 354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지난해 특허 출원자(직원) 수는 736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술적 측면에서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도 아마존처럼 수익원을 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아마존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클라우드나 광고에서 나오고 단순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 역시 AI 생태계 급변으로 인해 리테일 중심 수익 구조만으로는 향후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또 다른 핵심 축으로는 클라우드가 꼽히는데, 아마존은 IT 정보 처리 기반의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대규모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쿠팡은 아직 해당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물류 경쟁력을 기반으로 리테일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기존 모델보다 한 단계 진화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서 교수는 덧붙였다.
실적 하락과 규제 리스크도 부담이 되는 사안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가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8억3500만 달러(약12조810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나, 직전 3분기(92조6700만달러)보다는 5% 감소했다. 원화 기준 매출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것은 2021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또한 800만 달러(약 115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했다.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카드 결제 추정액(3조3201억원)도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역성장(-0.04%)했다.
이에 대해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활성 고객 수와 와우 멤버십 추세가 안정화됐고 해지율도 과거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성장 둔화와 데이터 사고 관련 비용 영향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확대가 일시 중단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정부의 전방위적인 견제도 쿠팡이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새벽배송 노동자 과로사 및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관련해 쿠팡에 대한 산업안전 감독에 착수했다. 감독 대상은 쿠팡 본사와 물류·배송 자회사 등 전국 100여 개 사업장이다. 특히 고(故) 정슬기 씨 유족에 대한 산재 미신청 합의 종용 의혹 등 법 위반 여부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기업 문화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용구 교수는 “쿠팡은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모인 조직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그만큼 기업 문화 정착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친환경적이고 보안 친화적인 방향으로 기업 문화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고객 친밀성과 편의성 측면에서는 이미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기업만의 정체성과 문화가 더 확립돼야 한다”며 “기업 문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다시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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