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시간외 매매에서 엘티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81% 오른 1만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엘티씨의 시간외 거래량은 1466주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케미칼 제조사 엘티씨의 자회사 엘에스이가 코스닥 상장 채비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2년 국내 굴지의 반도체 후공정 세정장비(백사이드 클린) 제조사인 무진전자를 인수한 엘티씨는 이후 간판을 엘에스이로 새로 달고, 회사의 리빌딩을 추진해 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에스이는 올 상반기 미래에셋증권과 IPO(기업공개) 주관사 계약을 맺고, 내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는 내부 계획을 수립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주관사와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 하반기, 늦어도 2026년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안착하는 게 엘에스이의 목표다.
이에 따라 모회사 엘티씨를 비롯해 엘에스이, 엘티씨에이엠 등 엘티씨 기업집단은 당면 과제를 '엘에스이 IPO'로 설정하고, 내년까지 회사의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모회사(엘티씨)의 IR 실무를 담당하던 요원을 엘에스이 IPO 실무 작업 파트로 배치하기도 했다. 그룹사 도약의 디딤돌을 엘에스이 상장으로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엘에스이의 전신은 무진전자다. 1994년 설립된 무진전자는 반도체 세정장비 부문에서 오랜 업력을 다진 회사다.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였다.
주력 제품은 백사이드 클린(Backside clean) 세정장비다. SK하이닉스와 가장 활발하게 협업을 진행하던 시절, SK하이닉스 메모리 사업부 내 백사이드 클린 부문의 90%, 싱글 세정부문의 60%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8년 약 5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무진전자의 사세가 급속하게 꺾인 것은 '기술유출'에 휘말린 탓이다. 2021년 검찰은 SK하이닉스 세정 관련 기술을 중국 측에 유출한 혐의로 무진전자 핵심 임직원을 기소했다.
SK하이닉스는 이 사건으로 인해 세정 부문의 SCM(공급망관리)를 원점에서 재검토했고, 사실상 무진전자가 협력사 네트워크에서 퇴출당했다.
무진전자의 경영진은 황급히 회사의 매각을 결정했고, 2022년 1월 티엘씨가 이를 인수하면서 '엘에스이'로 간판을 새로 달았다. 지분 87.80%과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약 1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 엘티씨의 지분율은 80%다.
이후 엘티씨와 엘에스이의 최대 화두는 SK하이닉스 공급망 재건이었다. 대주주 변경과 경영 쇄신을 통해 엘에스이는 일정 부분 공급망 재건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가 HBM 양산 투자를 확대하면서 세정 장비의 수요가 커졌고, 이를 엘에스이가 재차 흡수했다는 이야기다.
메모리를 적층하는 방식의 HBM 공정에서 TSV(실리콘관통전극) 공정이 필수적이다. TSV 공정에서는 웨이퍼(Si-Wafer)에 Via 홀을 뚫는 식각(etching), 코팅(passivation) 공정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파티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칩 수율을 위해 세정장비가 필수적이다.
엘에스이가 HBM 양산 라인에 백사이드클린 장비 등을 대면서 옛 무진전자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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