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SP, 주가 급등…'5조원 몸값' 매각 소식에 들썩

김준형 기자

2024-04-16 04:54:36

HPSP, 주가 급등…'5조원 몸값' 매각 소식에 들썩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HPSP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HPSP 주가는 종가보다 6.88% 오른 4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PSP의 시간외 거래량은 5만5006주이다.

이는 코스닥 시가총액 8위(약 3조6159억원)인 반도체 장비업체 HPSP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일 한 매체는 투자은행(IB) 업계 소식을 인용해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크레센도)는 HPSP 매각 작업을 위해 글로벌 주요 IB를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최근 진행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각 대상은 크레센도가 소유한 HPSP 지분 약 39.59%다.

매각 측은 HPSP 시가총액(15일 종가 기준 3조6159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약 5조원대 몸값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크레센도 측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려면 약 2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HPSP 모태는 풍산의 자회사 풍산마이크로텍(PSMC)의 장비사업팀이다. 풍산그룹에 속해 있던 당시 국내외 반도체업계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다만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지속했고 이 시기 굴지의 반도체 기업과 일부 협업도 이뤄졌다.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 지사를 설립했다. 2009년에는 미국 시스템반도체 고객사에 고압수소어닐링 베타 장비인 'Geni'를 최초로 납품했다. 2010년 국내 시스템반도체 고객사, 2011년 유럽 시스템반도체 고객사에 Geni를 선보였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업체에 'GENI-SYS'를 납품했다.

하지만 풍산그룹은 HPSP의 외부 매각 결정을 내렸다. HPSP는 2017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주인이 바뀌며 변곡점을 맞이했다.

크레센도가 새 주인이 됐다. 크레센도는 '페이팔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 회장의 스폰서십으로 탄생한 PEF 운용사다.
크레센도가 인수한 직후에도 HPSP의 매출 규모가 급격히 커지지는 않았다. 2018년 매출은 24억원에 불과했다. 외형이 급격하게 불어나기 시작한 건 이듬해인 2019년부터다. 이 시기 HPSP의 매출은 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가량 늘었다. 2020년 612억원, 2021년 918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급격한 외형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2년 1593억원, 작년에는 1791억원 매출을 올렸다.

HPSP의 급격한 성장은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라는 흐름에 올라탄 덕분이다. 공정 미세화가 고도화되면서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High-K Metal Gate) 공정이 활용되고 있다. HKMG는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에 따른 누설 전류를 막기 위해 유전율 상수(K)가 높은 물질(High-K)을 적용한 것을 뜻한다.

HKMG 공정 적용 등 미세화 과정에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계면결함(Interface Defect)이 생긴다. 이 계면결함을 비활성화하는 열처리 과정에 활용되는 게 바로 어닐링(Annealing) 장비다.

어닐링 공정에는 배치식 열처리 방법, RTA(Rapid Thermal Annealing), 레이저 어닐링, 고압수소어닐링 등이 있다. 이 중 공정 미세화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게 고압수소어닐링이다.

수소어닐링에서는 '온도'도 중요한 요소다. HPSP의 장비는 400℃ 이하의 온도 환경에서도 100% 수소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온으로 인한 웨이퍼 손상을 최소화하고 어닐링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HPSP의 고압수소어닐링 장비는 사실상 독점이다. 시장의 큰 흐름에 반드시 필요해진 장비인데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HPSP의 빠른 속도 성장이 가능했던 셈이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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