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관절염이 올 나이는 아닌데, 오다리 때문에 그런 걸까요?" 검사 후 환자는 의사의 소견을 묻는다.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절염이 없으면 당장 수술할 필요는 없는데, 더 심해지기 전에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술은 일명 오다리 교정술이라 불리는 '근위 경골 절골술'을 말한다. 다리가 오자로 휘면 무릎에 가해지는 힘을 고르게 분산 못 하고, 무릎 안쪽에 하중이 더 많이 쏠려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조기에 불러올 수 있다.
근위 교정 절골술은 안쪽으로 쏠린 무릎 중심축을 바꾸고 다리를 일자로 바로 잡아 안쪽 관절에만 집중되는 부담을 바깥쪽으로 덜어 분산시켜준다. 관절을 보존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
절골술을 하는 목적은 퇴행성관절염 속도를 늦춰 인공관절 수술을 하지 않고 내 무릎을 최대한 오래 쓰는 것이다. 수술 방법은 우선 경골에 금을 낸다. 뼈가 딱딱해 보여도 탄력이 있으므로 금을 내면 벌어진다. 금속판과 블록으로 벌어진 모양을 고정하면 시간이 지나 틈 사이에 뼈가 채워지면서 다리가 똑바로 펴진다.
예전에는 수술 후 최소 6주까지 걷기를 조심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금속판 자체가 견고하고, 수술기술도 좋아져 2~3주 후부터는 목발을 짚고 천천히 걷기를 권한다.
너무 오랫동안 발을 디디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안 되고, 무릎도 굳고 근육이 빠지는 등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CT를 찍었을 때 △관절 끝부분이 잘 살아 있고 △금을 낸 뼈도 원하는 각도로 잘 벌어져 있고 △금속판도 잘 고정돼 있으면 수술 1주일 후부터 천천히 발 딛기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환자 중 관절염이 동반되었다는 것은 연골이 닳았다는 것이다. 절골술은 뼈만 바르게 펴는 것이지 연골에는 손도 안 대는데 어떻게 관절염이 좋아질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다.
보통 절골술을 할 때 뼈만 똑바르게 펴는 것이 아니라 무릎 관절 치료도 함께 한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찢어지고 손상된 연골을 다듬거나 연골이 손상된 부위에 3~4mm의 미세한 구멍을 고른 간격으로 뚫어 골수세포를 흘러나오게 해 연골 결손을 치료하는 미세천공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절골술은 휜 다리를 똑바로 펴고, 손상된 관절을 회복시켜주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 진행속도를 효과적으로 늦춰줄 수 있다. 주로 무릎 안쪽에만 관절염이 있을 때 효과가 크다.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도 꽤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절골술 덕분에 본인의 무릎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며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오다리인 분들이 절골술을 고려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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