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성, 주가 촉각…인텔·AMD 이어 브로드컴 "유리기판 적용"

김준형 기자

2024-12-18 06:20:08

태성, 주가 촉각…인텔·AMD 이어 브로드컴 "유리기판 적용"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최근 국내 주식 시장에서 유리기판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브로드컴, 인텔,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차세대 기판인 유리 기판을 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자사 반도체 칩에 유리기판(글래스코어)을 적용하기 위한 성능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 도입 초기 단계로 여러 유리 기판을 테스트하는 중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 대신 얇고 매끈한 유리를 활용한 기판이다. 신호 전달 속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미래 반도체 기판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세 균열 등 기술 난도가 높아 아직 상용화되진 못했다.

브로드컴의 행보는 유리기판 시장 확대를 시사해 주목된다. 브로드컴은 고객이 특정 용도로 반도체를 주문하면, 이에 맞게 설계·제작하는 ASIC 반도체 기업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세계 시장 점유율 55~60%에 달해 브로드컴이 본격 도입하면 반도체 업계에 유리기판이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시점을 2026년 이후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건 AMD로 평가된다. AMD는 반도체 유리기판을 자사 칩에 적용하기 위한 공급망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시제품 테스트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인텔도 반도체 유리기판 도입을 공식화한 기업이다. 자사 칩 적용 뿐 아니라 반도체 유리기판을 외부에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인텔 역시 여러 협력사와 반도체 유리기판 공정 장비 등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이 소식에 전일 주식 시장에서 미래컴퍼니(5.61%), 필옵틱스(5.42%), 기가비스(4.62%), HB테크놀러지(3.5%), 태성(3.49%), 켐트로닉스(1.9%), 와이씨켐(1.53%)가 강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씨앤지하이테크, SKC, 에프엔에스테크, 삼성전기, 제이앤티씨, LG이노텍, 와이엠티 등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컴퍼니는 2000년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다이아몬드 휠 기반의 디스플레이용 연삭가공 장비 개발에 성공한 이후로 2002년 검사장비, 2006년 레이저 정밀가공 장비 등의 개발·양산에 성공해 디스플레이용 정밀가공 장비 매출을 확대해 왔다. 현재 미래컴퍼니의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샤프, BOE, CSOT, Tianma, CHOT, HKC 등이며 유리기판 에지그라인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70%로 전세계 1위다.

필옵틱스는 반도체 패키징용 TGV 양산 장비를 출하한다고 앞서 발표했다. 전세계에서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 제조 장비를 양산 라인에 공급하는 것은 필옵틱스가 처음이다. 필옵틱스가 납품하게 될 TGV 장비는 글라스 기판에 미세한 전극 통로를 형성하는 핵심 공정 장비다.

기가비스는 2004년 설립된 반도체 기판 자동광학검사기(AOI·Automatic Optical Inspection) 및 자동광학수리기(AOR·Automatic Optical Repair)를 제작·판매하는 반도체 장비 회사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유리기판 검사장비가 오는 9월 데모 장비 출하, 내년 양산용 장비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며 “기가비스는 양산 라인 진입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고객사로의 확장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고 했다.

HB테크놀러지는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반도체 부문에서 검사·리페어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제조 전문업체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내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존의 검사 능력을 기반으로 두 차례에 걸쳐 신규 어플리케이션 다각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글라스 기판에서도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현재 반도체 업체 중에서 인텔과 AMD가 글라스기판 도입에 적극적이며, 삼성전기, SK앱솔릭스, LG이노텍 등 주요 기판 업체들도 글라스기판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며 "2024년 파일럿 양산용 글라스기판 검사·리페어 장비 3대를 이미 납품했으며, 2025년 고객사의 생산능력(Capa) 증설에 따라 글라스기판향 매출은 최대 10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성은 식각 장비를 시작으로 유리기판 관련 제품군을 늘려갈 계획이다.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는 제2공장을 기반으로 생산능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태성 관계자는 "유리기판 설비 개발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4분기 내에 핵심 데모 설비가 완성될 예정으로 올 하반기는 태성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아주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켐트로닉스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조 공급망에도 속한 회사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들어가는 유리를 얇은 두께로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회사다. 삼성전기 측은 최근 켐트로닉스 본사를 수차례 찾아 유리 기판에 켐트로닉스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씨켐 역시 유리기판 관련주로 꼽힌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와이씨켐은 최근 주요 고객사향 글라스 기판 전용 핵심 소재인 PR 소재까지 양산 평가를 통과, 본격적으로 양산 공급이 시작됐다"며 “이를 통해 유리기판 3종 핵심 소재인 PR, 스트리퍼(Stripper), 디벨로퍼(Developer) 3종에 대해 모두 독점 양산라인에 납품하게 되는 유일한 소재 업체로서 내년부터 개화되는 글라스 기판 시장에서 동사의 수혜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씨앤지하이테크는 차세대 글라스 인쇄회로기판(Glass PCB: Printed Circuit Board)의 핵심 소재(전기 절연체인 글라스기판 위에 전기 도체인 구리 금속이 형성된 구리/글라스 기판)의 양산화를 위한 대면적화에 성공했다고 앞서 밝혔다.

씨앤지하이테크 관계자는 "현재 글라스 원소재 공급부터 패키징까지 Glass PCB 공급망 상의 여러 주요 국내외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하며 협력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다"면서 "독자 개발한 Glass PCB용 대면적화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연말까지 종횡비 1:5 관통홀이 있는 구리/글라스의 연속 생산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종횡비 1:10의 시제품도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 기판 공장을 완공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SKC는 또 지난달 말 미국 상무부에서 연구개발(R&D) 보조금 대상자로 선정돼 1억달러(약 1400억원)를 확보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 기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내년부터 사업 가치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에프엔에스테크는 최근 업계 관심사로 부상한 반도체 패키지용 유리기판에서 식각 공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 전문 매체는 최근 SKC 자회사 앱솔릭스 공급망 진입이 에프엔에스테크 목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글래스 코어 기판을 만들 때 레이저로 홀을 가공한 뒤 이를 식각(에칭)해야 하는데, 해당 식각 공정을 겨냥해 에프엔에스테크가 연구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프엔에스테크가 기대하는 식각 기술력을 확보하면,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앱솔릭스의 글래스 코어 기판 공장에 관련 장비와 부품을 납품할 것으로 기대된다. 앱솔릭스 조지아 공장은 현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유리기판을 원하는 파트너사들과 공급 일정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도 유리기판의 본격적인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이앤티씨는 모바일 휴대폰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사업 부문은 크게 강화유리와 커넥터로 구분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이앤티씨에 대해 "최근 다수의 글로벌 기판 및 패키징 업체들과 유리기판 관련 공급을 논의 중에 있다"며 "올해 유리기판 가공 파일럿 라인 뿐 아니라 양산 라인까지 구축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와이엠티는 독자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화학약품을 생산해 다수의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극동박 나노투스 및 반도체용 유리기판을 위한 ‘TGV(유리 관통 전극) Full Fill’ 동도금 분야에 진출해 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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