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시간외 매매에서 툴젠 주가는 종가보다 1.59% 오른 4만1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툴젠의 시간외 거래량은 264주이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의 원천특허를 보유한 국내 바이오기업 툴젠이 유전자가위의 주요 부분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유럽 특허를 취득했다.
툴젠은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의 카스9(Cas9)을 단백질 형태로 세포에 도입하는 방법에 대한 첫 번째 유럽 특허가 등록됐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등록번호 : EP4357457B1).
크리스퍼-카스9 작동원리를 밝힌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2012년 논문 이후, 모든 관련 논문은 DNA 벡터나 메신저RNA(mRNA) 형태로 카스9을 세포에 도입했다.
그런데 2013년 8월 김진수 교수팀이 카스9을 단백질 형태 그대로 세포 내로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보고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유럽 특허는 크리스퍼-카스9 시스템을 세포 내로 전달할 때 가이드 RNA를 카스9 단백질 대비 과량(분자 개수 기준)으로 사용해 세포 내 유전자 교정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발명에 대한 것이다.
10여년 전 김진수 교수팀에 의해 밝혀진 이 방법은 지금에 와서는 거의 모든 RNP 전달 방식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럽은 바이오 및 의약품 분야에서 미국에 버금가는 중요한 시장이다. 업계서는 크리스퍼 관련 노벨상수상자 측인 다우드나 교수가 유럽 원천특허 2건을 포기한 것을 두고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툴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럽특허청이 미국특허청과 마찬가지로 툴젠이 세계 최초로 2012년 10월 CRISPR-Cas9 진핵세포 실험데이터가 포함된 출원을 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유럽에서 툴젠이 크리스퍼-카스9 진핵세포 응용에 대한 원천특허권자로 결론지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으며, 유럽 특허 지형 변화와 이번 유럽특허 등록을 통해 툴젠은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툴젠은 이번 유럽 특허 등록을 근거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크리스퍼-카스9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과 기술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도 특허권을 둘러싼 소송전이 치열한 가운데 툴젠이 일찌감치 결승전에 올라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툴젠을 시니어파티(우선순위 권리자),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를 주니어파티(후순위)로 분류했다.
보통 PTAB 특허 소송에서 시니어파티의 승률은 약 75%다. 주니어파티인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는 미국 고등법원에서 ‘준결승’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연내 미국 고법의 판결에 따라 3사 간 합의로 소송전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허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더라도 연장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5년에 불과해 실익이 낮기 때문이다. 이미 3사는 특허 소송으로 10년 이상을 흘려보냈고 크리스퍼 특허 만료일은 2033년이다.
업계에선 툴젠이 3사 간 최종 특허 합의에 이르면 매년 최소 7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화 툴젠 대표는 “툴젠은 이미 다수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특허 등록을 통해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고 말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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