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동서식품, 가격 인상 '적정 물가' 괴리 커
최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오는 15일부터 즉석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
이에 따라 맥심 모카골드 리필 500g 제품은 1만7450원에서 1만9110원,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2.16㎏는 2만3700원에서 2만5950원으로 가격이 조정된다. △카누 아메리카노 90g은 1만7260원에서 1만8900원 △맥심 티오피 275㎖는 1290원에서 1400원 △맥스웰하우스 500㎖는 1450원에서 1560원으로 인상된다.
동서식품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약 2년만이다. 앞서 2022년 당시에도 동서식품은 동일한 가격인상 이유를 든 바 있다.
동서식품의 가격 인상 공지로 소비자들은 피로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커피는 이미 많은 소비자에게 일상 필수품으로 자리한 만큼, 소비자 경제생활에 직결되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 8월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 가격과 원두 상품군 가격 등을 인상했다. 이어 11월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또 한 번 올렸다.
스타벅스는 이번 인상 배경에 대해 직·간접 비용이 지속 상승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직·간접 비용이 늘어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선두 기업들의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이 날 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예고된 일이나 다름없다. 이미 소비자들과 커피전문점 사이의 '적정 물가'는 괴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실제 평균 판매 가격은 △아메리카노 3001원 △카페라테 3978원 △캐러멜마키아토 4717원 △티(차) 3555원으로, 소비자 기대 가격 대비 최소 13.9%(366원)에서 최대 32.4%(1153원) 높았다.
◆ "체감 물가 이미 비싼데" 가격 인상 왜?
정부는 연초부터 라면, 빵, 과자, 커피 등 서민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식품업계를 대상으로 가격 인하를 압박해오고 있다. 이에 일부 라면 라면 기업들은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 1위 동서식품과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기에 충분한 상황. 한 커뮤니티에는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원재료 값 상승, 환율 문제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글과 함께 이를 지지하는 다양한 댓글이 달려,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다.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554억원, 영업이익 1671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8.6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4.37% 상승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맥심 티오피 등 RTD(Ready to Drink) 커피 브랜드 매출액이 전년대비 1000억원 이상 성장하는 등 시들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며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서식품의 대표 RTD 커피 브랜드 '맥심 티오피'는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매점 매출액도 2021년 1828억원에서 지난해 1932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 역시 지난해 매출액은 2조929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자 전년비 12.9%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999년 한국 시장에서 스타벅스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2023년 기준 1893개 매장을 오픈, 올해 상반기 기준 1937까지 매장 수를 늘렸다.
지난 2021년까지 10%대 내외를 유지했던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5.1%로 하락했지만, 상승률이 떨어졌을 뿐이다. 상승률이 떨어진 이유 역시 적극적인 신규 매장 출점에 의한 '투자 비용 증가'로 분석된다.
식품업계는 대개 업계 1위가 먼저 가격을 인상하면 후발 주자들이 잇달아 가격 조정을 해왔다. 동서식품과 스타벅스의 행보로 인스턴트커피뿐 아니라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도미노 인상'이 우려되는 이유다.
아직 이디야·메가커피·투썸플레이스·할리스 등 이외 프랜차이즈들은 "현재로서는 인상 계획이 없다"라는 입장이다.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가격 인상에 물꼬를 텄지만, 포화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한 만큼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예민한 사안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문제"라며 "고객과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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