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 급락…"2차전지 시설투자 일정 지연"

김준형 기자

2024-09-30 08:32:39

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 급락…"2차전지 시설투자 일정 지연"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락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시간외 매매에서 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는 종가보다 1.96% 내린 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시간외 거래량은 4751주이다.

이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신규시설투자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앞서 신규시설투자 종료일이 기존 2024년 9월 30일에서 2024년 12월 31일로 연장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지난해 5월 1353억원 규모의 신규시설 투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금융권 차입 방식으로 1353억원을 조달해 충북 진천군 일대에 제2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투자목적은 이차전지, 전자재료 소재 공장 신설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시설 투자와 함께 가족사와의 밸류체인 확대를 위해 리튬염 등을 활용해 전해액 첨가제를 생산할 예정"이라면서 "공정 중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인 도가니(Sagger)와 양극재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첨가물 도펀트(Dopant)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화갑 또는 도가니라고 불리는 제품은 2차전지 소재 공정 중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다. 일종의 소모품인데 단가가 비싸 매출원가를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도가니를 직접 생산해 에코프로비엠 등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부가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소재와 공정 효율을 끌어올려 현재 제품대비 사용횟수를 50~10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도펀트는 양극재 첨가물로 2차전지 내에서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끌어올는 물질이다. 현재 일본 등 외산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을 내재화, 외산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그룹사 생산효율을 올리고, 국산화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방점은 전해액 첨가제에 찍혀 있다. 현재 2차전지의 대세를 이루는 리튬이온전지의 전해질은 액체 용매의 '전해액'으로, 전해질염(40%), 첨가제(30%), 유기용매(3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첨가제는 전체 전해액 내에서 볼륨이 크지는 않지만,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고마진 제품이다. 표면보호층 보호막을 형성하고, 에너지 밀도 및 안전성, 배터리 수명향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리튬이온전지의 전해액 첨가제로는 주로 LiPF6이 쓰이지만, 고성능과 긴 수명이 요구되는 전기차에는 LiPF6에 LiFSI(F 전해질), LiPO2F2(P 전해질), LiDFOP(D 전해질), LiBOB(B 전해질)등을 소량 추가해 사용한다. 일본의 미쓰비시화학(Mitsubishi Chemical) 등이 물질특허를 장악하고, 상용공급은 중국업체가 주도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전해액 첨가제 양산에 돌입하면 회사의 체질은 물론 국내 첨가제 공급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에코프로와의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에코프로가 2차전지 사업을 확장하기 전 사업인 환경기술을 토대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클린룸 필터와 산업현장의 미세먼지 저감 솔루션,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 등으로 지난해에만 218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룹사의 주포인 에코프로비엠은 양극활 물질 외에 전해액 사업을 별도로 영위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국내외 배터리사에 탄탄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공급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해액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쇼티지(shortage) 구간을 앞두고 있다.

현재 코스닥 섹터 내에서 천보와 엔켐(광무) 등 주요 전해액 제조사가 첨가제 생산에 나선 가운데,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그룹사를 등에 업은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첨가제 양산에 나서면 시장의 각축이 뜨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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